Grains/Corn, Soybeans

대두와 대두유 : 2021년 식용유 가격 전망

그때 그때 2021. 1. 8. 02:59
반응형

우선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연초인 현재 곡물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두와 옥수수는 남미의 주요 수출국에서 현재 작물이 거의 다 자란 상태로 접어들고 있는데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이 작황 전망을 밝게 내다 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USDA(미국 농부부)는 1월 6일 브라질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는데 2020-21년 대두 생산을 131.5MMT로 유지했다. 이번 시즌 파종이 예년에 비해 마른 날씨로 6주 가량 지연되었다고 하면서 2020-21년 수확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있다고 했고 아직은 수확량 전망을 수정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했다. 2020-21년 수확 대두의 수출 전망은 85MMT로 유지했고 2019-20년 시즌의 대두 수출 전망은 300,000MT 내려 81.7MMT로 수정했다. 이는 브라질이 수확기를 다가가면서 대두가 바닥나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앞의 글에서 브라질 정부는 대두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를 전했었음.)

 

위 차트는 CBOT의 대두 2021년 3월물(검정색), 대두박(soybean meal) 2021년 3월물(파란색), 대두유(soybean oil, 흔히 식용유) 2021년 3월물(빨간색)의 가격변화이다. 앞글에서도 언급했지만 2020년 동안 대두유가 더 적은 폭으로 올랐다. 다만 기준시점을 3-4월 저점으로 보면 대두유는 대두박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이 된다.(아래 차트)

 

위 차트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두를 가공한 제품들의 가격 상승폭보다 대두의 가격 상승이 조금은 더 컷는데 아마도 앞에서 언급한 공급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우려에는 대두와 옥수수 모두에 적용되고 있다. 아래 차트는 위의 차트에 옥수수 그리고 옥수수의 부산물인 에탄올(미국)을 같이 넣은 것이다.

 

유가가 크게 뛰지 않았던 상황에서 에탄올이 가격변동을 높게 보여 준 것이 특이한 점이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전 미국 정부가 바이오 연료 사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지기도 한다. 

 

곡물 가격이 오르는 배경에 가뭄도 존재하지만 중국의 막강한 수요도 존재하고 있다. 중국의 곡물 수입에 대한 뉴스가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도 이들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위 차트는 첫번째가 CBOT의 대두선물이고 이후 중국 다롄 상품 거래소의 황대두 1호와 2호 2021년 3월물이다. 1호의 경우 비GMO의 품질이기에 중국산 등의 가격일 것이며 후자가 미국 선물시장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대두 수요와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식용유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위 차트를 근거로 보면 대두유(식용유)처럼 보인다.(위 차트는 다롄상품거래소의 대두(검정 실선) 2021년 3월물, 대두박(빨간 실선) 3월물, 대두유(파란 실선) 3월물이다.)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얼마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철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 내에서 철제품 생산이 지난해 급증한 것과 유사하게 대두의 가공 활동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롄상품거래소의 자료로는 투기와 헤징 수요가 골고루 나눠져 있다. 중국 대두유의 가격 상승은 팜유(올레인)의 가격 상승을 아래 차트와 같이 동반하고 있다.(파란 실선은 대두유 3월물)

 

 

중국에서의 대두 수입과 대두유(식용유)의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인지는 결국 2021년 식용유 가격 전망을 좌우할 것처럼 보인다. 또 중국이 철제품과 같이 현재의 수요보다는 일단 대량 가공을 목적하고 있다면 이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된다. 그렇지 않아도 식용유 시장은 몇가지 좀 복잡한 문제를 2021년 가지고 있거나 보여줄 수 있는 시장인데 중국의 생산과 소비는 좀 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인다.

 

우선 맛집 이야기를 좀 해보자. 일부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들은 특이한 레시피가 있을 수 있지만 기름 자체가 다르기에 맛집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비싼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용 기름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물론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하겠지만 그것이 넘을 수 는 없는 벽은 존재한다. 식물성 기름의 경우 특별한 용도가 없다면 재배면적당 얻을 수 있는 기름의 양으로 가격이 정해진다. 식물성 기름 중 시장과 마트 등에서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것은 팜유일 것이다. 팜은 흔히 사용되는 식용유 원재료와 비교했을 때 재배면적당 가장 많은 양의 기름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식물성 기름을 얻을 수 있는 농작물을 사료로 먹여 키운 가축들로 부터 유래되는 동물성 기름은 다시 '넘사벽'의 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일부 맛집에서 사용하는 기름은 동물성 기름의 비중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앞의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의 차트에서 대두유와 팜유의 가격을 같이 본 이유는 여기에 있다. 팜유의 가격이 대두유의 가격을 뛰어 넘어 형성될 가능성은 적지만 대두유의 가격을 밀어 올리거나 대두유의 가격이 오르면 같이 뛰어 오를 수도 있는 대체재이다. 물론 같은 이유에서 팜유는 대두유의 가격이 뛰어 오르는 것을 막아줄 대표적인 식용유 이기도 하다.

 

2019년 USDA 데이터로는 위의 5개국이 팜 생산의 중심에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팜오일의 중심이 되는 시장도 말레이시아에 있는 Bursa Malaysia 파생상품 시장이다. 위의 중국 팜 올레인(빨간 실선)의 가격과 말레이시아의 팜 올레인(검은 실선) 가격은 다음 차트와 같다.

 

말레이시아의 팜 올레인 가격이 지난해 뛰어 올랐던 것이 다시 뛰어 올랐다.

 

팜유는 가공과정에서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흔히 Crude Palm Oil(CPO)와 Palm Kernel Oil인데 전자는 과육에서 짜낸 것이고 색깔은 과일의 색에 가까운 붉은 색을 띤다. 후자는 이름 그대로 열매의 씨에서 짜낸다. 후자는 훨씬 더 라드에 가까운 것이다. 흔히 식용유로 사용되는 것은 붉은 색을 보이지 않는데 두 종류를 섞어 가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팜오일은 다른 오일과 같이 비누 생산에도 사용되고 화장품에도 사용된다.(코코아와 초콜릿에 관한 글에서도 화장품 사용을 언급한 적이 있다.)

 

위 차트는 Bursa말레이시아의 CPO와 팜커널오일(빨간 실선) 차트이다. 중국은 팜오일 수입국이다. 그러나 수입 비중에서 단연 1위는 인도인데 인도의 수입은 가공 목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MCX나 NCDEX 같은 인도의 거래소도 가격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아래 차트는 인도의 NCDEX의 CPO 1월물 가격이다.

 

팜오일의 현재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에 있다. 2020년 12월 10일부터 인도네시아는 팜오일(CPO) 수출에 대해 수출 부담금을 적용하였다. 이 수출 부담금은 2015년 도입되었는데 2018년 12월 다시 손보기도 했고 이번에도 다시 손을 댄 것이다. 이번 부담금은 CPO의 레퍼런스가격(참조가격)이 670-695달러/톤의 가격범위에 있을 때 톤당 5달러로 시작해 이후 톤당 15달러가 적용된다고 한다. 2020년 12월 참조가격은 871달러/톤이고 따라서 수출업자는 수출 부담금을 톤당 180달러를 내야한다고 한다.(정확한 부담금 스트럭쳐는 다시 찾아 봐야 할 것임. 그리고 아래 차트는 말레이시아 시장의 CPO 1월물 달러 가격)

 

수출 부담금은 수출 관세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부담금이 대폭 오른 것인데 수출 관세는 CPO의 가격이 톤당 750달러를 넘을 때 톤당 3달러로 시작해 가격이 오르면 같이 오른다. 지난 12월의 참조가격으로는 수출관세가 톤당 33달러이다. 다만 정제된 제품에 대해서는 부담금이나 관세가 낮게 유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는 몇년전에 조코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글에서 언급했듯이 그의 경제정책은 좌파에 가깝지 않다. 언론들이 영미권 언론을 따라 좌파적이라고 그를 평가했지만 민족주의적인 측면이 강한 우파적 성격이 훨씬 크다고 했었다. 그의 전형적인 민족주의적 정책이 여기에도 적용될 것이다.)

 

이런 팜의 주된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치는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이 팜유와 팜유 제품의 가격을 전체의 거래소에서 끌어 올리고 있다. 이 조치의 배경에는 바이오연료 사용에 대한 정책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바이오연료 사용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현재의 바이오디젤 가격이 일반 디젤 가격보다 비싸기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BPDPKS(오알 팜 플랜테이션 펀드 매니지먼트 에이전시)를 통해 이 가격차이를 보전해 주고 있다. 즉 바이오 디젤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지난해 바이오 디젤 사용권장과 혜택으로 이 보조금이 급증했고 재원 부담이 컸었다. 이에 수출 부담금과 관세가 재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올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의 팜 오일 회사들은 가격이 오른 것에 수익을 한 몫 챙길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 반면 이런 정책이 없이 가격이 오르는 수혜를 받는 말레이시아의 생산자들은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판단해 볼 수 있다. 

 

위 차트는 말레시아의 팜 생산자인 SIME DARBY PLANTATION BERHAD(KLSE, 5285)와 IOI CORPORATIOM BERHAD(KLSE, 1961), KUALA LUMPUR KEPONG BERHAD(KLSE, 2445)의 주가 차트이다. 

 

인도네시아의 팜 생산자들은 큰 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바이오디젤업체들은 Golden Agri-Resource LTD, PT Tunas Baru Lampung TBK같은 업체들은 매출 상승으로 부담금을 상쇄할 것이다.

 

그렇다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으로 팜유의 가격이 오르는 환경에 노출되었다고만은 말할 수 없다. 무엇인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일 수도 있다. 지난해 AP는 팜 재배에 대한 생산 환경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는데 아동노동, 감금노동 같은 불법적인 행위가 존재함을 확인했었다. 이는 이전 코코아에 대한 글에서 언급된 것과 관련이 있는 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환경 파괴적인, 아동노동이 관여된 상품의 수입에 대해 제재를 가할 여지가 있는 법안들이 준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팜유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가장 싼 식용유이다. 따라서 상업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수입량은 이런 상업적 사용 목적으로 상당히 큰 편이다. 일단 철퇴가 내려지면 팜유의 가격은 상승할 힘을 잃게 될 것이고 이는 다른 식용유의 가격이 오르는 것을 제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대두유의 대체재가 큰 소비지에서 공급이 제한되면 되려 대두유의 가격은 오르는데 자유로워 질 수도 있다. 개인적인 의견은 후자 쪽이다. 그러나 아직은 실현된 일은 아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