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ins/Corn, Soybeans

팜유 가격 : 하락 아니면 조정?

그때 그때 2021. 1. 28.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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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슬릭이라는 음식이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부터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꼬치요리인데 중국의 꼬치와는 다르게 상당히 큰 꼬치에 꽂아 직화로 구운 고기요리이다. 예전에 한 유목국가에서 샤슬릭을 주문하면서 한국과는 사뭇다른 가격을 보았다. 물론 한국만큼 육류의 가격이 비싼 나라가 흔한 것은 아니라 국가별 상대적 가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양고기는 상당히 많은 국가에서 닭고기 만큼이나 싼 고기이다. 양고기 샤슬릭은 따라서 가장 저렴하다. 그러나 그보다 비싼 고기의 순서가 소고기, 돼지고기 순서로 나열되어 있었다. "소고기가 돼지보다 싸다니..."

 

이런 가격에는 이유가 있었다. 유목 국가이기에 양과 소는 흔히 사육되고 있는 반면 돼지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수입을 통해서만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소와 양은 목동 한명이 마을 전체가 사육하는 한무리 정도는 거뜬히 데리고 다니면서 풀을 뜯게 하지만 돼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돼지를 사육하기 위해서는 가둬서 사육해야 하고 먹을 것을 직접 주인이 주어야 하는데 그것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사육 비용이 소와 양에 비해 많이들 수 밖에 없는 가축이기에 귀챦다는 것이다. 같은 육류지만 공급과 사육의 어려움, 주기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목동에게 왜 양과 소를 같이 몰고 다니지 않는지를 물어 본적이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하면서 두 종류의 가축은 같이 몰고 다닐 수는 없다고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소는 풀을 뜯을 때 뿌리를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양은 그렇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둘이 먹는 곳을 같이하지 않는다고 대답을 들었다. 물론 그 목동의 의견일뿐이고 확인한 사항은 아니다. 

 

팜유가격이 1월초 10년 고점에 도달한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수요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주된 내용은 중국이 중국내 사육 돼지 수를 늘리면서 대두의 수입을 늘렸고 그것을 가공하면서 부산물인 대두유(흔히 말하는 식용유)의 공급이 증가했기에 팜유의 수입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팜과 대두는 식용유로 사용되는 측면에서도 그리고 바이오 연료로 사용되는 측면에서도 경쟁을 하고 있다.(이전에서 바이오 디젤로 사용되는 것을 이유로 팜유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는 글을 남긴 적이 있음.) 최근 몇일간 '중국 대두유 수입'이라는 검색이 흔히 유입되는데 적당한 검색어는 아닐 것이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분들에게는 당연한 소리가 되겠지만 대두를 수입해 가공하면 대두유와 대두박을 얻게되고 대두유는 흔히 식용유로 사용되고 대두박은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는 잇점이 있기 때문에 대두를 수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대두를 가공할 능력이 없는 나라는 없다. 반면 팜유의 경우 팜 과일에서 가공된 원유(Crude Palm Oil, CPO)로 수입해 식용유 가공업체가 가공을 하고 있다. 팜 과일을 직접 수입해 가공하지 않는 한 부산물은 없다. 대두 수입으로 팜유 수입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해지고 중국이 고용과 가축 사육을 등진채 대두유만을 수입할 필요는 없어지게 된다.

 

 

 

2021-01-25, China's Pigs Become Unexpected Threat to Palm Oil's Rally

 

위 차트에서 처럼 블룸버그 뉴스는 세계 2위 팜오일 수입국인 중국의 2020-21년 팜오일 수입은 3년 저점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았다. 춘절 수요를 대비하는 물량을 충분히 중국은 이미 확보해 두었다고 하면서 이후의 재고비축은 춘절 수요가 결정할 것을 보고 있다. 물론 중국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 여부가 춘절 수요를 결정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된다. (위의 두번째 차트는 중국 세관의 대두(빨간색),과 시리얼(옥수수 포함, 검은색)의 최근 3년간의 수입량이다.) 

 

위 차트는 지난해 5월 11일 말레이시아 팜유 가격 저점부터의 가격변화(검은색)과 CBOT의 대두유 가격변화(빨간색)이다. 팜유 가격은 지난 1월 초 저점으로 부터 100%가 넘게 뛰어 올랐던 반면 대두유 가격은 75%정도 뛰어 올랐던 것이 팜유에는 부담이 되었던 것처럼 보인다. 팜유 가격은 1월초의 고점에서 빠르게 하락했었다. 그리고 대두유의 반등이 팜유 가격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아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런 현상은 대체재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두유에서 지난 한주 동안 새로이 발생한 특별한 이슈가 있어서 가격 반등을 보인 것이라고 현재 보이지는 않는데 반해 팜유에는 이슈가 있다. 이전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 주는 형국이 조성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선 식물성 식용유의 가격부터 보자.

 

위 차트는 특정량의 식물성 기름을 얻을 수 있는데 각각의 작물이 차지하는 재배지 면적이다.(물론 전세계 평균은 아님.) 재배하는 면적이 더 많이 필요할 수록 그 식물에서 추출하는 기름의 가격은 비싸진다. 또 부산물이 오직 기름일때 또 재배가 어려울 수록 가격은 다시 변동하게 될 것이다. 대두의 경우 아주 많은 국가들이 대량으로 재배를 하고 있기에 또 사료용 산물을 얻을 수 있기에 대두유의 가격은 싼편이다. 그러나 팜유는 그 어떤 작물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작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식물성 기름 중 가장 싼 자리를 차지해 왔었다. 이런 팜유의 가격이 지난해 각종 이유로(이전글에 몇가지 언급하기도 했음.) 빠르게 뛰어 오르면서 스스로가 가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되는 가격까지 상승한 것이 가격 하락의 빌미가 되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영향보다는 이점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유사한 측면이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보여진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되는 가격에 있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다른 투자자산(특히, 고정수익자산)에 비해 리스크를 감안한 상대적으로 낮아진 투자 수익률이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주가가 오르려면 다른 투자자산들 가격이 더 부담스럽게 오르거나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아져야 한다는 결론으로 도달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 미국은 트럼프 정부하에서 두차례 직접 소득에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의 사인도 받았다. 직접적으로 가계의 부를 늘려 경제를 부양하고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한 정책인데 문제는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확산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가 소비를 움츠리고 있게 만들고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가계의 지출이 확대되면 기업의 수익성이 확대되기에 주식시장의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이다. 반면 가계가 펜데믹이 극복된 이후에도 여전히 움추리고 있게 되면 주식시장은 부담백배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다른 투자자산의 가격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의, 특히 연준의, 입에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연준은 테이퍼를 다시 단행하더라도 과거에 배운점이 있어 시장과 잘 소통하겠다고는 말을 흘려 둔 상태이지만 아직은 그런 정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도 말을 해 두었다. 그러나 여전히 자산매입의 변경 등 다양한 정책적 변수가 있기에 연준의 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국 국채 수익률은 다른 블로그 공지사항에 있다.)

 

팜유의 가격 상승 배경에는 이전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대 생산국의 정책적 변수도 있었고 날씨의 영향도 있었다. 지난 1월 팜 세계 2위 생산국인 말레이시아 팜 생산의 주요 지역인 Sabah, Sarawak, Johor, Pahang, Perak에서 라니냐의 영향으로 인한 홍수가 있었다. 이는 1위 생산국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남부지방(South Kalimantan)의 홍수와 같이 발생한 것이다. Barito 등의 강의 범람은 주변 팜 플렌데이션을 덮쳤다. 팜 나무는 높은 습도를 좋아하고 물에 강한 편이지만 추수 시기가 지연되고 수송이 지연되는 것이 홍수가 일으킨 문제다. 추수가 지연되는 기간이 길어지면 팜 열매가 과도하게 숙성되어 원유(CPO)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홍수와는 별도로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에 따른 문제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Lockdown을 재개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는데 이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의 팜농장 투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고용주가 바이러스 테스트 보장과 그 비용을 치루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중인데 1분기 노동부족으로 인한 생산감소의 영향은 2분기 본격화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물론 해당 업계에 있는 업체의 주장이다.)

 

이전에도 언급한 것이지만 팜유에 대해서는 사용을 억제시키기 위한 캠페인이 유럽에서 지난 몇년동안 지속되어 왔었다. 앞에서 본 것처럼 팜유는 가장 싼 식용유이다. 따라서 각종 제과업체, 음식점 등에서 사용하고 있고 유럽 또한 팜유의 중요한 시장이었다. 열대 우림 파괴는 유럽이 현재까지 팜유 사용 억제를 위한 캠페인의 주된 내용이었다.(UN의 FAO는 2001-2018년 아시아보다 유럽에서 더 많은 산림 파괴가 있었다고 2020년 보고서를 냈었음.) 열대 우림 파괴 이슈와 함께 아동 노동, 노예 노동 등의 문제가 있다고 이전에 언급했는데 이것이 법으로 제도화 되는 경우 다른 식물성 기름들이 수요를 끌어 올리게 될 여지도 없지 않아 있어 보인다. 현재 대두유 가격이 절대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행위는 기후 온난화, 노동 문제 등의 명분이 있지만 자국들의 농가와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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