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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 곡물가격을 끌어 내릴 것인가?

그때 그때 2022. 7. 3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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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곡물가격은 지난 몇년간의 가격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중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재개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는 곡물 가격을 끌어 내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가 정답이 아닐까 싶다.

 

최근 이 블로그에서도 곡물의 가격을 언급할 때 우크라이나 이야기를 주된 이유로 지목하지는 않아왔었다. 다만  지난 2021년 곡물에 관한 글을 쓰면서 흑해 주변에 대해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음을 언급한 적이 있다. 무언가 특이한 움직임 때문이었고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만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미 설명을 한 것이지만, 우선 이집트의 관련 경제 차트를 보자.

 

 

왜 이집트의 경제관련 차트를 가져왔는지는 아마도 예측가능하고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예측가능한 분들이 있을 것이다. 글로벌 거시경제관련 블로그에서 몇년전 이집트 정부가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해 온 밀공급 관련 정책을 이미 언급하기도 했고 이 블로그에서는 그 밀이 어디서 오는지를 이미 언급해 두기도 했기 때문이다.(이집트는 빵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여했고 밀의 확보를 위해 많은 중동국가들이 그랬듯이 흑해지역으로 공급처를 전환했었다. 위 차트는 밀가격(CBOT, 녹색)과 달러 대비 이집트 파운드 환율이다.)

 

이집트에서 밀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정책의 우선 수단인 이유는 위 차트에서 보듯이 경제에 대한 악영향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2016년말 즈음 이집트의 파운드 평가절하에 대해 글을 남긴 이유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었다. 환율 평가절하는 밀가격이 크게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이집트에서 느끼는 밀가격은 크게 움직인 것이되고 바로 인플레이션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위 차트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위 차트를 꼼꼼히 잘 보기 바란다. 그냥 보는 것은 의미가 없고 국내에서 지난 20여년간 진행된 경제 흐름과 대비해서 보길 바란다. 특히 이명박과 박근혜 시절 경제정책에 따른 경제흐름과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위의 차트 중 이집트 인플레이션을 보자.밀가격이 치솟은 최근 이집트의 인플레이션은 환율 평가 절하 시기에 비하면 너무 잠잠하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 지난해 이 부분을 언급했었다. 지난해 러시아는 수출관세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신들의 고객에게 '지금 밀을 사는 것이 가장 싸게 사는 것이다' 라는 듯한 으름장을 놓았었다. 지금 결과로 보면 으름장보다는 친절한 안내가 된 듯해 보이지만, 심지어 선적 기준일에 못미치는 경우도 관세 적용을 하지 않았던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던 것 같다.(정확하게 어떤 기사였는지 기억하지 못함.) 그리고 이 이유에서 흑해 주변의 곡물 수출은 지난해 가속화되기도 했다.

 

그 결과는 분쟁이 시작되었을 때 이 블로그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동의 밀 수입의존도가 큰 국가들은 막대한 밀 재고를 가지고 있었다. 위의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이집트의 인플레이션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분쟁이 장기화되고 흑해지역에서 밀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수출이 되지 않았던 상황은 곡물 가격 상승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곡물 가격 상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원인을(일부 제품의 원재료 공급국으로서의 영향 - 이에 대해서도 이 블로그에 글을 남겼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분쟁에만 국한시켜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어제 YTN에서 우크라이나를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콕집어 뉴스를 내보내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이건 국내 언론의 문제가 심각한 것을 말해준다. 왜?

 

지난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이 시작되던 시기 그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서 해석하려 들지 말라고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자신의 발등을 찍게 된다고 했었다. 이제 보이는가? 아직 다 본 것이 아니다.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인류로서 당연히 취해야 할 입장인데, 당시 국내 언론 거의 대부분은 이상한 논리를 폈다.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듯해 보였다. 잘 생각해 보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그리고 한국인들에게는 그들의 논리가 먹혀들었다.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고 직접 분쟁에 참여한 사람도 있었다. '그런 행동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잘한 것이다.'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런 행동이 만든 다른 문제 때문이다.

 

지난 주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분쟁이 일어나면 곡물은 중요한 자원이 되기 때문에 수출을 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왜 수출이 되고 있지 않았는지를 따질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곡물 수출을 막고 있었던 것이 분쟁 자체인가? 이는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블로그에서 자주 설명해 온 주제인데, 특정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 그 원자재 가격은 상승한다. 해당 국가의 환율이 올라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국내 경제신문들은 설명하지만 그건 부분적인 설명일뿐이다. 달러(또는 파운드, 유로)라는 또다른 매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블로그에서는 그런 요인 이외에도 특정 곡물 등 원자재 수출국의 환율이 강세를 보일 때 환율뿐만아니라 공급의 문제로 설명해 왔다.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 손에 쥐게 되는 돈이 적어지기에 농가는 작물을 비축해 버리면서 공급을 줄인다는 것이 요지였다. 우크라이나 분쟁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후원금이 그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곡물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당장 팔 이유를 제거해 버린 것이다. 그러면 한국 국민들은 후원금을 전쟁을 반대하는 선의에서(꼭 그런 것만은 아니어 보이지만) 낸 것인데 결과는 곡물을 비축할 능력이 없는 국가의 가장 경제적으로 약한 사람을 공격한 것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몇달전 분쟁이 시작되었을 때 정치적으로나 그 무엇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했었다.

 

그리고 국내 언론사들은 이상한 논리로 전쟁을 반대하면서 전쟁을 미화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국민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정치로 먹고사는 사람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이 블로그를 통해 여러번 이야기 했는데 개인적으로 국내 뉴스를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가 상기되어 우크라이나 소식을 전하는 뉴스도 우연히 보았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직접 확인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우크라이나를 동정하게 되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윤석열과 이준석 등은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는 듯한 내용의 발언을 하게 된 것처럼 보인다. 뉴스를 거의 보지 않는 사람이 이것을 봤다는 것은 우연일 수도 있지만 뉴스에서 반복적으로 내보낸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말하는 것은 현재 한국 정부와 국회, 언론의 국제 정세 이해 수준은 조선말기 보다 낮다는 것이다. 너무 단언적인가? 그렇지 않아 보이기에 하는 말이다. 낮은 수준은 그렇다 치자. 그러나 반복적으로 특이한 논리를 만들어 뉴스를 내보내 국민들이 그렇게 믿게 만들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위 차트는 CBOT의 옥수수 9월물과 햇옥수수(파란실선) 가격이다. 그리고 아래 차트는 CBOT의 대두 9월물과 햇대두 가격 이며, 그리고 그 아래 차트는 같은 거래소의 밀 9월물이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는 일단 시장에서 큰 영향을 주었다고 위 차트들로는 말할 수 없어 보인다.

물론 우크라이나는 수출 재개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계약된 수출량을 지난 수요일 수출하지 않았다. 보험료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듯 해 보이는데 먹을 것이 충분하니 비 온다는 이유로 논과 밭에 나가지 않는 농부같아 보인다고 하면 조금 이상한가?

 

어쨌든 현재 곡물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늦은 파종과 기상문제 등이 아닐까 싶다. 앞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미국의 기상 문제는 2주전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 올렸지만 곡물가격을 끌어 올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곡물들은 한주 늦게지만 반응을 보였다.(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언급한 것과 같이 농가가 필요로 하는 것들의 가격이 낮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여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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