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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그때 그때 2021. 1. 18.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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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떤 책에서 읽었던 현재의 뉴기니섬(파퓨아뉴기니)에서 발견된 원주민에 대한 내용이 기억난다. 뉴기니섬은 현대 문명을 갖춘 인류에게 늦게 발견된 땅은 아니다. 그곳 해역은 2차세계 대전 때 전함과 순양함이 그리고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지나다닌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섬의 하이랜드에 원주민이 집단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70년대가 되어서야 호주의 탐사가들(실제는 금을 찾는 '골드 러쉬' 탐사자들)에 의해서 발견되었다. 하이랜드들은 열대 우림으로 길이 막혀 고립되어 부족을 이루고 살고 있었고 해안의 부족과는 전혀 교류가 없었다고 한다. 그들은 따라서 철기 문화를 소유하지 않았다. 그들의 통화는 가장 귀한 조개껍질이었다고 한다. 다른 책에서 이후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 호주의 탐사가들은 금을 찾았다. 그리고 그 곳에 살고 있는 원주민을 고용해 금을 채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최초에 그곳 원주민을 고용하기 위해 지불한 돈이 조개껍질이었다. 헬리콥터로 쉽게 해변에서 수송해서 주면 되었다. 이런 착취는 더이상 원주민들이 조개껍데기가 너무 흔해져 더이상 가치를 저장할 수 없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포기할 때까지 진행되었다고 한다. 또 그 이후의 이야기는 책이 아니라 그것을 목격한 사람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다. 호주 사람들은 하이랜더들이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자 호주의 통화인 '오지(호주 달러)'를 주었고 그것으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상점을 열었다.(최근에도 호주와 파뉴아뉴기니 간에는 가스전, 난민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도 하다.)

 

위의 이야기는 통화에 대해 아주 중요한 점을 보여 주고 있다. 처음부터 하이랜더들의 재산이었던 금은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중요한 통화였다. 그렇기에 호주 탐사자들은 금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것을 채굴하기 위해 오지를 지불하고 지불한 오지가 가치를 가지게 하기 위해 상점을 열었던 것이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통화간의 관계, 사용 목적도 보여주는 일화다.

 

최근 JP모건은 비트코인이 장기에 있어서 금과 경쟁하면 146,000달러를 갈 수 있다고 했다.

 

2021-01-05, JPMorgan Says bitcoin could rise to $146,000 long term as it competes with gold 

 

위 차트는 가상화폐거래소의 비트코인이다. 2017년 12월 19,862달러까지 오르면서 일부 사람들에게는 우려를 받았고 일부 사람들에게는 기대를 심어주었다. 기대는 과도했다고 말해 주듯이 비트코인은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2018년 12월 3,158.10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위 차트에서 보는 것과 같이 조금씩 저점을 높여 오름세를 보였고 결국 2020년 10월 2019년 6월의 전고점을 쉽게 돌파하고 12월 역대 고점인 2017년 12월의 고점을 돌파했다. 

 

2020년 3배 이상 상승한 비트코인은 29,243.14달러에 2020년을 마감 했고 이제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점은 2021년 1월 8일 41,933.26달러에 있다. 2021년 들어 6거래일 만에 크게 뛰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JP모건의 주장은 2021년 3번째 거래일에 나온 것이다.

 

위 차트는 CME의 비트코인 선물(위)과 COMEX의 금 선물의 Open Interest이다. 금에 대한 포지션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에 대한 포지션은 증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뉴스 기사를 통해 추정해 보면 일부 에널리스트들은 금 포지션을 정리하고 비트코인 포지션으로 투자자들이 옮기고 있는 증거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일단 비트코인 가격이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심하고 있는 점은 놀라운 것이다. 여기서 가격이 높다는 뜻은 역사적으로 가격이 높다라는 뜻 밖에 없다. 비트코인은 자체로 현금흐름이 없기에 자산 가치를 평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몇년전 다른 블로그에서 주식과 유사하게 비트코인을 가지고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는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그 가치는 끝도 없이 하락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진입장벽이 낮은 기술을 채용하고 있고 수많은 변종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 백그라운드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 이점은 또 다른 우려를 불러오는데 비트코인보다 다른 가상 통화가 마케팅력을 확보하게 된다면 비트코인이 가지고 있는 그 자리는 다른 가상 화폐에 내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 자리를 차지한 새로운 가상 화폐가 비트코인의 가격만큼의 가격을 보인다는 보장은 없다.

 

영국에서는 특정 가상 파생 상품을 리테일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이유는 더 물어보지 않아도 간단한데 가치가 변동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치변동이 심한 것이 통화라고 불린다면 이는 문제가 된다. 몇년전 한 경제신문의 기자가 비트코인을 받는 음식점을 들린 이야기를 기사로 쓴 것을 보고 경제신문이라면 좀더 전문화되어 음식점의 경영과 관련된 문제가 있음을 봐야 하지 않나 싶었다. 비트코인으로 매출의 반을 낸다고 하자. 일단 비트코인의 가치가 오른다면 큰 문제는 없는데 크게 내린다면 어떻게 되겠나? 음식점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가 없게 된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의 가치가 오르던 내리던 상관없이 변동폭이 크지 않아야 상업적 목적으로(통화 대용으로) 수용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전에도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던 부분은 규제다. 각국가는 통화를 통제하는 기관을 가지고 있다. 이 기관이 엉망이 되면 큰 문제를 야기한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금리를 정하는 것이기도 한데 통화의 공급과 관련된 것이다. 현재까지는 이들이 직접 규제를 하지 않고 때로는 발언을 피하기도 하고 때로는 위험성만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펜데믹은 상황을 바꾸어 놓았다. 이것이 가상화폐에 대해 우호적으로 전개될지 아니면 기존의 다소 무관심한 태도(세계의 주요 중앙은행들의 태도는 다소 무관심한 태도였다.)를 완전히 바꾸고 규제를 강화해 나갈지는 개인적인 설명을 붙이기에는 부담스럽다. 각자가 판단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2017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손실은 본 사람이 자신의 손실이 정부들의 규제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아직 손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앞으로 가상화폐 이벤트가 있다. 2월 8일 CME에 이더(Ether, 이더리움)의 선물이 상장된다. 이더리움은 CME가 12월 16일 이 이벤트 공시를 발표했을 때 621.25달러에서 1월 고점인 1,330달러까지 뛰기도 했다. 공시로 뛴 것보다 그간 비트코인 금 모두 뛰었었다. 이는 달러 약세의 영향일 것이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배경에 있을 수도 있다.

 

금보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가 더 많이 뛰었다는 점은 가상화폐가 금보다 더 귀해서가 아닐 수도 있다. 이 블로그 이름에 그때그때 다르다는 말이 있다. 사회과학을 가지고 경제, 사회 등을 들여다 볼 때 불편의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불변의 법칙이 경제, 사회에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이다. 악화를 시장에 내놓아 팔려면 잘 꾸며야 하고 양화를 잘 쌓으려면 경쟁자들이 허접한 그 무엇으로 보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마케터들이 잘 쓰는 전략이다. 

 

앞에서 JP모건은 장기적으로라는 단서를 달았는데 개인적으로 가상화폐 투자는 흔히 말하는 '존버'가 답이 아니어 질수도 있다. 수익실현 또는 손절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할 것처럼 보인다. 본질적으로 가상화폐의 가치는 그것을 채굴하는 전기료가 바닥이다. 전기료 이하로 떨어지면 더 이상 채굴되지 않기 때문이다.

 

2021년 새로운 미국정부의 부양 정책은 금가격도 가상화폐의 가격도 지지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가 펜데믹의 영향에서 조금씩 활기를 보이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늘어가면서 지지의 힘도 약해 질 수도 있을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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