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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선물에 대한 우려 -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

그때 그때 2018. 1. 3.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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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글에서 파생상품의 선물과 선도의 가장 극명한 차이가 거래 상대방이 의무를 불이행함에 따른 리스크의 차이가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선물은 거래소가 청산을 지원하기 때문이며 이런 청산은 거래소에 있는 청산소에 참여하고 있는 브로커(증권사 등)들의 지원과 브로커들은 거래 참여 고객에 증거금을 납부하게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따라서 앞의 글의 사례로 본 MGRM의 경우는 증거금 부족(마진콜)으로 인한 현금 부족을 겪게 되는데 MGRM의 경우 주주들이 자본을 증자해 주었고 문제는 해결되었음. 그러나 만약 상당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현금부족을 겪고 그 중 대부분이 현금을 구하지 못하게 되면 청산의 리스크는? 선물거래가 선도거래에 대해 갖는 장점은 금융 시스템에 의해 부여되는 것. 따라서 시스템의 안정이 필요한 것이기도 한데 청산이 원활해 지지 못하면 시스템의 위기로 전개될 수도 있는 것.


2011년 9월부터 스위스 중앙은행(SNB)는 연준의 양적완화로 인한 달러(USD)와 유로존 소버린 리스크로 인한 유로(EUR)의 약세로 안전자산이 스위스 프랑(CHF)의 강세가 진행되자 유로에 대해 1.2 스위스 프랑(1EUR=1.2CHF)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시장에 적극 개입해 왔었음. 이런 상황이 외환시장에서 통화거래(FX마진 등)를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거의 공짜 점심이 되었는데 스위스 프랑이 유로나 달러에 대해 조금의 강세를 보이면 스위스 프랑을 숏(매도, 이 경우 자동적으로 유로 매수 포지션이 됨.)을 하면 스위스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해서 1.2 스위스 프랑까지 맞춰주는 고마움을 투자자들에게 선사해 주었음. 따라서 스위스 프랑에 대한 숏 포지션으로 투자자들을 몰리게 만들었는데 2015년 1월 15일 스위스 중앙은행은 1.2 스위스 프랑의 페그를 갑자기 포기했고 당일 급작스런 정책변화로 그간 증가한 스위스 외환보유고는 평가손실을 680억 달러를 입었음. 그러나 이는 평가손실이고 투자자들은 스위스 프랑을 매도하는 포지션에 몰려있었는데 당일 스위스 프랑은 아래 차트와 같이 순식간에 급격히 가치가 상승했음.   


  

FX마진 거래 등을 통해 투자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반응을 하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마진콜에 몰렸고 막대한 손실을 불러왔음. 이로 그친 것이 아니라 세계 최대 FX 브로커인 FXCM은 즉각 파산을 선언했는데 16일 3억달러를 차입하면서 회생할 수 있었고 시티그룹도 1억5천-2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고 말했다고 함. 이런 손실의 근원은 차입한 돈으로 포지션을 잡게하는 거래 체계(레버리지) 때문임. FX의 마진의 레버리지는 각국(각 브로커)마다 다르지만 상당히 높은 편임.


유로지역에서 발생한 소버린 리스크 때문에 유로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은 그리 유명세를 타지 못한 트레이드임에도 피해가 막대했었음.


지난 12월 10일 Chicago Board Options Exchange(CBOE)가 비트코인 선물계약을 런칭했고 일주일 정도 이후 Chicago Mercantile Exchange(CME)가 비트코인 선물계약을 런칭했음. 이런 선물시장의 잇점은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는 이들이 익스포져를 헤지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되었다고 얼마전 이 블로그를 통해 언급했었음. 그리고 매수 또는 매도 두 방향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게 하고 있기에 가격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았었음. 그러나 아직 상품명세를 보진 못했지만(찾아봐도 못찾겠음.) 보도된 내용들을 보면 해당 거래소들에서 비트코인을 인도받는 것이 아니라 현금 결제(비트코인 가격인덱스와 계약 가격과의 차액에 대한 청산을 하는 것.)라는 것. 이렇게 보면 Forex(FX)와 유사한 형태라 짐작할 수 있어 보임. 그리고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어 보임. 


여기서 비트코인 가격인덱스라고 했는데 CBOE는 비트코인 거래소인 Gemini에서 결정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CME의 가격은 4개의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인덱스에 기반하고 있음. 어쨌든 전세계 거래소 간 비트코인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25%정도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헤지수단으로서는 의미가 약하다는 뜻이 됨.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선물계약을 허락해 준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것임.


비트코인 거래소 자체가 갖고 있는 위험도 있는데 거래소가 해커의 표적이 되어 털린 경우는 흔하고 거래 시스템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도 그리 찾기 힘든 사례가 아님.


12월 연준 의장인 옐런은 비트코인이 금융시장에 혼란을 불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현재 브로커들이 고객에 해당 거래를 열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고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지 않았기 때문이며 미국에서 투자자들이 차입으로 투자성과를 극대화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 보여짐. CBOE의 계약은 증거금을 44%, CME의 계약은 47%(최초 발표된 것은 35%)를 요구하고 있음.(따라서 아직 높지 않은 차입비율을 보일 것임.)


여기서 브로커들이 고객들에 거래를 제공해 주지 않는 이유는 비트코인이 위험해서라 보기 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어 보임. 브로커들은 파는 상품 또는 제공하는 서비스가 수익이 되면 리스크가 커도 제공하기 때문. 청산소 자체의 리스크(이는 브로커가 부담하는 리스크)가 현재로서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는데 비트코인의 가격은 0 에서 현재가격 보다 높은 수준, 어디로든 튈 수 있는데 비트코인 선물의 거래량이 크게 확대되고 가격의 급변이 일어나면 브로커의 고객들은 마진콜 상황에 다다르고 브로커는 덤터기를 쓸 수 있기 때문. 즉, 브로커들이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기에 비트코인 선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듯 보임. 그리고 다른 상품 또는 통화 선물 계약과 비트코인의 증거금이 섞이게 되면 청산이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 보기도 하는 듯.


2018-01-01, Bitcoin futures could cause problems for other markets


위 기사에서 미국의 규제당국이 서둘러 이런 거래를 허락했다는 표현이 나와 있음. 그리고 Interactive Brokers의 회장 Thomas Peterffy는 이런 청산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파이낸셜 타임즈의 기사를 통해 언급하고 있음. 물론 지금보다 해당 거래소에서 거래가 훨씬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언급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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