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아프리카

이란 재정(財政) or 재정(裁定) : 아비트리지

그때 그때 2016. 12. 31.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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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 "아르헨티나에서 환전의 환율"에서 보았듯이 아주 투명한 유리지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Saving dollar에서 사서 Dollar blue로 팔면 이익을 보는 것이니 부러운 투자 수단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나머지 수입과 경제활동이 달러에 의한 것이 아니라 페소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페소의 혼란은 경제 생활의 혼란이고 크게 보면 손실이 될 수 있을 것임.


가끔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댈 수도 있는데 한두 사람의 이익을 위한 비리와 부패도 전체적인 사회에 데미지를 가하고 그런 데미지가 누적되면 사회의 일부 기능은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많은 나라들이 현실에서 보여 주고 있는 것.


아르헨티나를 예로 들어 동시간대에 다양한 환율이 존재하는 것을 봤는데 이렇게 같은 시간대에 다양한 가격이 존재하게 되면 앞의 Saving dollar에 사서 Blue dollar에 파는 차익이 존재하게 됨. 이를 재정거래(Arbitrage)라고 함.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법과 제도에 의해 존재하는데 만약 이 법과 제도가 평등하지 못하다면 그건 특권을 만드는 것임.


그러면 한국에도 이런 동시간대에 다른 환율이 존재하는가? 당연히 있음.


은행에 가면 달러를 '사실 때 1220', '파실 때 1170'라고 써 있는 것을 볼 수 있음. 만약 100번 손님이 100달러를 사가고 101번 손님이 100달러를 팔면 은행은 이 환율에서 5000원을 벌게되는 것. 이건 손님에게 불리함을 강요하는 특권일까? 그렇게 보기 힘든데 당연히 임금과 영업비용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에 있는 은행들은 주로 펀딩을 원화로 받고 있기 때문에 환을 사고 파는데 들고 있는 환이 리스크의 원인이 됨. 즉 환변동에 대한 손익이 발생할 수 있어 은행도 무작정 달러라고 막 들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됨.(이런 은행의 환에 의한 리스크가 상당히 크게 은행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는데 2000년대 중후반 카자흐스탄 은행들 대부분이 하루 아침에 핫머니에 의해 디폴트 위기에 몰린 적도 있었음.)  


은행 예에서 사실 때와 파실 때는 고객의 입장에서 설명해 놓은 것인데 은행의 입장에서는 파실 때 가격을 매입환율(매입율, bid rate)이라 하고 사실 때 가격을 매도환율(매도율, offer rate)이라고 함. 그리고 이 차이를 매매율차(bid-asked spread)라고 함. 매매율차 이야기까지 나왔으니 좀더 들어가 보면, 특정 두 통화 간(가령 예를 들면 달러와 원) 이 매매율차는 항상 일정할까? 그리고 다른 통화들 간의 매매율차는 같을까? 둘다 아님.


일단 달러와 원의 매매율차는 어는 정도 범위에 국한되서 움직이는데 이 차이가 벌어지도 함. 이렇게 벌어지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음. 가령 외화부족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임. 또 달러와 원의 매매율차와 싱가폴 달러와 원의 매매율차는 같을 수가 없음. 은행의 입장에서 거래 빈도가 낮은 싱가폴 달러를 사고 파는 것은 위험을 더 키우기 때문임.


여기 은행의 매매율차 만으로도 환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볼 수 있는데 누구나 다 아는 "Buy low, Sell high"임. 은행은 언제나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파는 것임.




만약 위의 예를 조금 변경해서 동일한 시간에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환율이 적용되고 있다면 위의 누구나 다 아는 법칙을 사용해 낮은 환율을 제공하는 곳에서 사고 높은 환율을 제공하는 곳에서 팔면 됨. 이를 환재정거래(Exchange arbitrage)라고 함. 이미 아르헨티나에서 봤지만 이런 시장의 존재가 생각보다 많음. 가까이 중국을 보면 본토내에서 거래되는 위안(CNY)와 홍콩에서 거래되고 중국은행이 청산하는 위안(CNH)가 존재함. 둘의 환율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예전 중국 기업들은 위장 수출입으로 아비트리지를 얻어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음.


물론 이런 현상이 화폐(통화)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 불과 몇일 전 베네수엘라에서 윈도우를 구매로 뉴스를 탄 사건도 동일한 시간대에 제품의 가격이 다르게 존재했고 따라서 제품을 산 사람들은 낮은 곳에서 사들이는 것은 경제적 이익을 남기는 것이었으며 이를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 뒤 중고시장에 내다 판 사람은 위의 buy low sell high를 지킨 사람이 되는 것임. 베네수엘라에서 매입한 사람을 양심없다고 할 수 만은 없는게 정당한 제품을 정당한 유통경로로 산 것이고 동시간대에 다른 가격을 책정한 이들의 잘못이 더 큰 것임.(만약 베네수엘라 이외 지역의 IP를 차단하는 등 타 국가 사람들이 사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면 판매자가 정당한 것일 수도 있지만...)



2016-12-27, Iran's rial at all-time low over strong dollar, other woes



이란은 핵개발 문제로 미국과 유럽 등으로 부터 제재를 받았을 때(2012년) 환율이 크게 하락했는데 최근 미 달러의 강세와 트럼프의 원자력 협정의 재협상 문제로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음. 물론 이란의 환율 하락이 수출을 진흥하는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음.


위 챠트는 이란의 공식 환율로 이 보도가 나온 시점은 USD/IRR = 32,000 리알이었음. 그러나 시장 환율은 당시 41,600 리알로 두 환율이 각각 존재하고 있음. 이렇게 다른 환율을 이용해 과거 이란 정부는 원유 수출 대금을 시장에서 환전해서 그 매매의 차이(달러시장환율 매도 - 공식환율 원유대금 달러 매입)로 재정적자를 메워왔었다고 함. 


그런데 최근 리알이 약세를 보이는 원인이 이란 정부가 이 차이를 벌려 재정적자를 메우려 하고 있다고 보는 이들이 있다고 함. 그러나 이란 정부는 환 약세를 우려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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