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Precious Metals

금과 은, 2020년 가격 상승과 외환시장

그때 그때 2020. 10. 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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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챠트는 Aberdeen Standard Physical Precious Metals Basket Shares ETF(티커: GLTR)이다. 흔히 NAV라고 하는 순자자산가치는 10월 7일 장마감 기준으로 94.22달러였고 가격은 94.71달러였다. 

 

 

위의 ETF의 기초자산은 실물 금 60.72%, 실물 은 22.47%, 실물 팔라듐 13.08%, 실물 플래티늄 3.73%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지난 몇년간 가격이 급등했던 팔라듐 뿐만아니라 금, 은의 가격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2020년 귀금속 가격의 급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도 한다.

 

2019년 금은 약 19% 상승하면서 경제부양을 위한 중앙은행들의 완화적인 분위기에 편승했었다. 2019년 금값은 달러를 제외한 다수의 통화 기준으로 역대 최고점까지 올랐었다. 그리고 2020년 금값은 달러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점을 갱신했다. (이런 의미에서도 2019년 경제 부양을 위한 중앙은행들의 조치는 2020년 펜데믹으로 인한 조치에 비하면 분위기 조성 정도 밖에 안되어 보인다.) 금값은 2020년 들어 1분기 4%정도 상승했고 2분기 13.7%정도 상승했으며 3분기 10%가까이 상승했다. 따라서 금은 2020년 3분기까지 30% 가까이 상승한 온스당 1887.50달러로 마감했다. 

 

반면 은은 2020년 3분기까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었는데 2019년 동안 15.3% 상승했던 것을 2020년 1분기 21%나 폭락하면서 전년도 상승한 가격을 되돌려 놓았는데 이는 은이 귀금속으로서의 위치보다는 산업용 금속으로서의 위치가 부각되었기 때문일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2분기 은은 반등하기 시작해 3분기 26.71%나 뛰어 오르면서 2020년 동안 3분기까지 온스당 11.64달러에서 30.19달러의 거래범위를 보이며 31%나 상승했다. 

 

위의 GLTR(ETF)는 COMEX, NYMEX, CME 거래소들에서 거래되고 있는 4개의 귀금속 모두를 기초자산에 포함하고 있지만 GLTR의 가격 상승/하락에 영향을 미친 귀금속이 어떤 귀금속인지를 별도로 보게 되면 금의 위치가 드러나게 된다. 은, 플래티늄, 팔라듐은 지난 2월 코로나 바이러스 전세계 확산으로 인해 가격의 급락을 맞았지만 금은 그런 위치에 있지는 않았다. 오랜 동안 통화의 근간이 되어 주었던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그 위치가 더 부각되었었는데 이후 각국 정부들과 중앙은행들의 경제 부양을 위한 조치가 단행될 수 있음을 금의 가격은 당시 보여주고 있었고 예견되던 조치가 단행되면서부터 다른 귀금속 가격들은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금을 보좌하는 차원에서 가격이 뛰어 오른 것일 것이다. 은은 특히 금을 보좌하는 자리에 있기도 하다는 점을 이전에 자주 들추어 보기도 했다. 연준의 조치는 달러 인덱스를 2020년 3분기까지 2.22% 하락시켰는데 금은 같은 기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9.4% 뛰어 올랐다.

 

2008년 미국 정부는 금융시장이 녹아 내리지 않게 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면서 금융시장에 돈을 쏟아부었다. 이를 위해 2008년 3분기 동안 미국 정부는 5,300억 달러를 빌려왔었는데 올해 5월에만 미재무부는 무려 3조달러를 빌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악화 전망이 상당히 컸음을 보여주는 것일 것이다. 따라서 연준은 3월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기준금리(Fed funds rate)을 0까지 끌어 내렸으며 2분기 전에 없던 미국의 양적완화(정부채권 뿐만아니라 회사채권까지 범위를 확대함)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런 연준의 조치는 단기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쳤는데 미국의 단기금리가 바닥으로 내려오게 되는 변화를 일으켰다.

 

이런 단기금리의 변화가 말해주는 것은 바로 달러의 약세가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몇년 동안 글로벌 경제 관련 블로그를 통해서 달러 인덱스를 볼 때마다 일본 국채를 같이 보았었는데 그때마다 캐리트레이드를 언급했었다. 일본의 투자 기관뿐만아니라 유럽도 같은 상황에 놓여 있었음을 여러차례 언급했었는데 달러의 가격을 끌어 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었다. 지난해 2.50%포인까지 벌어지 유럽의 단기금리와 미국의 단기금리는 이제 그 간격이 크게 좁아져 있다. 감염병 확산과 이에 따른 조치로 캐리트레이드는 되돌려질 상황에 놓였고 유로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달러는 매도의 대상이 된 것이다. 달러 가격이 낮아지는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달러의 약세는 금값을 지지하는 힘이 되었었다. 금값이 달러 기준으로도 올해 새로운 고점을 형성한 이유일 것이다. 3분기를 마감하면서 달러 인덱스는 93.395를 보였는데 이는 2018년 9월 저점인 기술적 지지선 아래로 내려 온 것이기도 하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볼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다음 지지선은 2018년 2월의 88.15이다.

 

조금 높은 금리를 추구하던 캐리트레이드가 철수해 오고 있는 것인데 문제는 그간 환율변동 헤징을 위한 베이시스 가격이 아주 높았다는 점이 있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그냥 나이브하게 투자를 해왔을 가능성도 높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정책적 특징이겠지만 시장에서 변동성을 키우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따라서 달러가 약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가속도가 붙을 수 있는데 이런 가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불안을 느끼고 안전자산에 머물러 있을 필요성이 있는 사안을 시장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자마자 부양책 협상을 중단한다는 트윗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기 때문이다.) 

 

다만 11월 ECB는 월 200억 유로의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으로 계획을 내어 놓은 상태다. 유럽의 경제상태가 좋지 않기에 추가적인 양적완화가 12월 단행될 수도 있다고 시장에서 일부는 보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점은 달러가 마냥 약세를 지속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이 변동성을 크게 보일 수 있는 사안들을 던져 줄 수도 있다.

 

달러가 약화되는 추세가 완화되더라도 금 가격에 대한 예상은 쉽지 않은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타겟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 확산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위협을 받던 국가들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기도 했는데 경제 선진국에서는 낮아진 인플레이션이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준의 경우 인플레이션 목표를 2%에 두고 있었는데 평균 2%로 목표를 완화했다. ECB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조치가 따를 필요가 있다는 일부의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ECB의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해 절대 관대하지 않은 이들의 영향력이 아주 큰 편이라 예상하기 힘들다.

 

앞에서 은은 금을 보좌하고 있는 측면에서 2분기 부터 가격 상승을 보였다고 했는데 바로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금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대표적인 수단이고 그것을 보좌하고 있는 것이 은이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유발적인 각각 자신들의 정책을 내어 놓고 있지만 아직은 물가가 충분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글로벌 경제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금과 은의 가격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중앙은행만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다만 아니다. 일부 원자재는 특정 국가의 인플레이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도 한다. 특정 농산물이나 특정 원자재가 광범위한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특정 국가들만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때는 통화시장이 반응해 줄 것이다. 해당 국가의 통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다. 해당 국가의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를 예견하면서 말이다. 

 

어쨌든 금과 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투자자들이 헤지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은 여러차례 언급해왔었다. 지난번에는 그냥 금선물가격과 은 선물가격 차이만을 보았었는데 그 이전에는 금과은을 가격비율로 자주 보았었다. 은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함이었다. 현재 은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가? 가격비율(Gold/silver ratio)로 보게 되면 여전히 금값이 상승추세에 있다고 한다는 전제하에 은가격은 더 오를 수는 여지가 있다. 특히 앞에서 장황하게 설명한 달러와의 관계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은값에는 큰 상승을 불러 오는 요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지난 100년간 Gold Silver Ratio
COMEX 선물(최근월물)을 통한 금은가격비율
은 가격

 

위의 금은 가격 비율을 보게되면 은값이 금가격에 비해 큰 변동을 보여주는 시기가 존재함을 알 수 있는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을 때였다. 특히 은의 가격 변동이 아주 심하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은관련 주식을 이전에 이 블로그를 통해 조금이나마 소개한 기억이 있다. 은 가격 상승은 관련 주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은가격만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초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무너져 내릴 때 귀금속 광산 관련 ETF도 매집을 했었다. 물론 글로벌 경제 관련 블로그에서 공포에 떨 필요보다는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택할 시기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던 때인데 중앙은행들의 완화적인 행동이 이미 예견되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매수한 광산 관련 주식과 ETF를 통해 10%도 안되는 수익을 남기는데 그쳤는데 그 이유는 감염병이 광산 사업장으로 퍼지는 순간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은가격이 상승한다고 은광산 관련 주식을 무조건 매입하는 것은 현명한 것이 아니다. 은보다 퍼포먼스가 낮을 수도 있을 뿐만아니라 은광산 관련 주식 중 일부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정도의 경영상태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도 있기 때문이다. 주식 차트를 보고 결정하기 보다 은광산 관련 기업은 경영성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더 현명해 보인다. 물론 오래 들고 있을 주식들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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