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

중국 채권시장 그리고 퍼포먼스와 레몬문제

그때 그때 2017. 1. 3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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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연히 어느 종편채널에서 어떤 사람의 지하철 표를 사는 퍼포먼스와 관련된 후속보도 비슷한 것을 내보내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파리에가서 지하철 표를 사면서 헤매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라며 화를 냈다는 것이었던 것 같음.(보도는 아니고 여럿이 앉아서 서로 말을 주고 받는 식의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은데 여러가지를 예를 들었던 것 같은데 자세한 내용은 이미 인터넷 여러 군데에서 본 것들을 말하는 것 같음.)


그런데 파리에 가서 표를 살때 나도 헤맬까라는 생각보다는 "어차피 퍼포먼스로 하는 건데 조금 준비해서 하지 왜 매끄럽게 하지 못하고... 요즘 유치원 애들도 재롱잔치 하려면 한달 가까이 연습하는데..." 라는 생각만이 들면서 과연 요즘 정치인들이 하는 퍼포먼스가 옳은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음.


한번 극단적으로 생각해보자. 살충제를 광고하면서 더 많이 팔기 위해 마치 방향제처럼 광고하는 것이 옳은가? 아마도 결과적으로 사고가 날 수도 있는데 소비자에게 전해지는 정보가 잘못된 정보이기 때문일 듯. 이와 비슷하게 정치인들의 퍼포먼스도 자신의 정책, 관심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데 자신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가져가면서 표를 더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행해진다면 당연히 표는 더 얻을 수 있겠지만 유권자들은 모호한 정보를 기반으로 투표하게 되면서 유권자 입장에서는 선거가 참사가 될 수도 있는 것.


퍼포먼스가 마구잡이 식으로 진행되면서 정치인 후보자와 유권자 간에 후보자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은 커질 수도 있게 되는데 중국에서 채권시장 붐을 타고 마구잡이로 채권이 발행되면서 사기로 이어지고 있음. 



바로 얼마전(12월) 중국 채권시장에서 두건의 사기에 해당하는 사건이 해외보도를 탔는데 하나는 증권브로커 시랜드 증권의 스템프 위조를 통한 채권매입 레버리지 일으키기와 다른 하나는 광파은행의 스템프와 보증문서 위조였음. 중국 인민은행이 채권투자의 레버리지에 대한 압박을 가하던 시기 디폴트와 함께 발생한 사건들로 증권감독당국은 이들 관련사들을 압박해 앞의 문제는 19개 금융기관이 함께 책임을 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던 것 같고 이어 발생한 문제는 광파은행과 앤트파이낸셜이 서로 문제를 떠미는 것까지만 보도된 것을 봤음.


이에 관련된 채권은 중국 인민은행이 채권시장에 압력을 행사하자 차환이 힘들어져 디폴트 되었을 수도 있는데 디폴트가 되었기 때문에 사기가 드러난 것임. 문제는 인민은행이 여전히 금융기관이 규제를 벗어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을 차단하고 있어 디폴트는 늘어날 수도 있는데 이와 함께 감춰졌던 이런 사기 문제가 더 발생하게 되면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물러날 수 밖에 없고 이는 회사들의 자금 조달 시장 중 중요한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음.


여기서 채권을 사들이는 사람들(투자자들)과 채권을 발행하는 사람들(차입자들)이 수집하게 되는 정보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데 광파은행 사건의 채권 매수자들은 그 채권의 보증이 위조된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고 또 이를 자신들의 창구를 통해 판 앤트파이낸셜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을 것. 그러나 이를 발행한 회사의 경영자와 일부 관련자는 당연히 알고 있는 것. 이렇게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한 불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정보의 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음.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면 역선택(Adverse selection)과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존재하게 되는데 둘은 거래를 기준으로 전자는 거래이전 발생하는 위험이고 후자는 거래 이후 발생하는 위험으로 차이가 있음. 역선택은 중국 채권시장을 예로 들면 이제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높아져서 안정적인 기업들은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 투자를 하거나 차입을 줄이는 반면 채권시장에는 빌리지 못하면 디폴트를 일으킬 회사들만이 남아있게 되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헤이는 남의 돈을 빌렸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갖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를 앞에서 말한 정치적 퍼포먼스로 바꿔 생각해 보면 역선택은 무차별한 퍼포먼스로 자신의 정책, 관심, 정치적 목표를 모호하게 만들어 유권자에게 대동소이한 것으로 보이게 해 표를 뜯어 내는 것이고 도덕적 해이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공약은 지킬 이유도 없고 지킬 마음도 없는 그냥 한때 사용했던 쓸모없는 그 무엇 즈음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해석해도 될 듯 보임. 적당하지 못한 예일 수도 있어 보이는데 역선택이 정보의 부족으로 불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점을 가지고 알아서 예를 찾아 보는 것도 금융시장에서 거래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경험일 듯.



아직 중국 채권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발생하는 사기 문제가 역선택의 문제 즉 '레몬 문제(Lemon problem)'라고는 하지 않지만 그렇게 시장이 반응한다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됨. 가장 최근에 대규모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모기지와 그 파생증권을 통한 미국 금융위기였음을 감안한다면... 모두가 문제가 어디에 있는 지 몰라 유동성을 거둬들였음.


George Akerlof 등은 역선택 문제의 독특한 시장에서의 역할과 성격을 그리고 이로 인한 시장의 효율적 기능이 어떻게 저해되는지를 설명해 주었는데 역선택의 문제가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형편없는 매물건(Lemon)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와 유사하기 때문에 '레몬문제'라고 부름. 즉, 중고차 시장에서 구입한 차량이 잘 고장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 메커니즘에 대한 접근으로 부터 시장의 효율성이 저해되는 것을 설명했음. 중고차 시장으로 설명하면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은 자신이 사려는 차가 잔고장 없이 충분한 성능을 내 줄 Peach(복숭아)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레몬인지 정확히 판단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구매자는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을 시장에 나온 중고차들의 평균적인 성능을 고려하면서 레몬의 낮은 가격과 복숭아의 높은 가격 사이에서 적정하게 결정하고 싶어 할 것임. 그러나 중고차의 소유자는 자신의 차가 복숭아인지 아니면 레몬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레몬인 경우 구매자가 사려는 가격에 팔 것인데 만약 복숭아인 경우 소유자는 구매자가 사려는 가격이 너무 낮다고 판단하게 될 것이고 팔지 않게 될 수도 있음.


따라서 이런 역선택의 결과로 복숭아는 중고차 시장에 드물게 나오고 흔하게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은 품질이 떨어지는 것들이 됨. 따라서 구매자도 이런 결과로 매입을 포기하게 되면 중고차 시장은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됨. 그리고 정보의 비대칭성과 역선택의 문제를 더 알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따라가면 수상자들의 글이 남아 있음.


노벨경제학상(2001년, The Sveriges Ris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 2001)  



레몬문제를 가지고 금융시장의 구조를 설명하는 이도 있을 정도로 많이 언급되는 것 중 하나임. 


또 다른 문제로 개인투자자들도 IPO를 접할때 또는 주식을 사들일때 자신이 그 주식의 정보 유통 경로에 마지막에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테마주 등에 대한 투자에서 조심성이 앞서게 될 수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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