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ins/Wheat

밀, 대두 가격 상승 : 푸드 인플레이션?

그때 그때 2020. 10. 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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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최저임금의 인상을 가지고 일부의 사람들이 공급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본 기억이 있다. 최저임금의 영향력이 그렇게 큰 것이 아니기에 그렇게 예단할 수만은 없다고 블로그를 통해 설명했었는데(솔직히 세상 일이 그렇게 단순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요인은 수요와 공급 요인들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를 얼마전 '공짜 점심'에 비유했었다.

 

올해 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정부 대응이 취약할 수 있는 특정 국가가 글로벌 원자재 공급의 중심에 있기에 일부 원자재 공급 충격을 글로벌 경제에 가할 여지가 있다는 글을 남긴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국가는 대응이 취약했지만 원자재 공급에 충격을 가하는 일까지 확대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유사한 결과로 이어진 사례가 나왔다. 취약한 상황과 이에 따른 시위로 수단의 물가는 아래 차트와 같이 지난 8월 166.8% 뛰어 올랐다. 9월은 212%로 알려졌다.

 

인플레이션에 크게 기여한 것이 우선 연료가격인데 유가가 하락해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때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통화가치 하락이다. 수단의 통화가치는 급락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다른 인플레이션 기여 항목이 바로 먹을 것과 마실 것의 가격 급등이다. 이렇게 먹을 것이 물가를 끌어 올리는 현상이 수단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몇몇 국가에서 먹을 것의 가격이 물가를 끌어 올리고 있어 중앙은행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것을 머뭇거리게 만들고 있다. 아래 차트는 인도의 인플레이션이다.

 

가장 최근 데이터로는 인도 먹을 것의 물가 인상률이 10.68%였다. 특히 채소가격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 물가는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정이 전개될 수 있다고 얼마전 언급한 기억이 있다.

 

이 블로그는 원자재 관련 블로그이기에 각국의 인플레이션이라는 현상과 환율을 보려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먹을 것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국가들 다시 들어 보자.

 

위 차트는 카자흐스탄의 인플레이션이다. 가장 최근 데이터에서 먹을 것의 가격이 10.8% 뛰면서 인플레이션에 크게 기여했다. 먹거리는 채소, 육류 등 다양할 것이다. 이중 어떤 것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는지 찾아볼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주변 국가의 인플레이션을 찾아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카자흐스탄은 인구 대비 충분히 넓은 경작지(과도하게 넓어 경작지가 쉬고 있는 경우가 많다.)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곡물의 생산이 지난해 기준 호주에 이은 세계 12위 국가이기도 하다. 반면 곡물 수입도 많은 국가인데 주변국에서의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밀가루 공급 체계가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카자흐스탄 주변국들도 먹을 것으로 인한 물가인상 영향을 받고 있다.

 

아직은 명확하지 않은데 이런 현상은 2019년 기준 세계 3위와 6위의 곡물 생산 국가에서 가뭄이 지속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어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뭄이 농산물 관련 뉴스에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편이기도 한데 2020년 현재까지 메밀, 해바라기 등 다양한 곡물과 오일씨드의 수확량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

 

몇년전 언급한 기억이 있는데 2000년대 중반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좋은 가격을 불러주는 외국 기업들(특히 일본)에게 많은 양의 밀을 수출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지역내 공급 부족으로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혼란을 겪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국가들과 관련된 국가들은 당시의 교훈을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지역내 공급 수준이 낮아진다면(산출량이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게 예상된다면) 글로벌 공급을 제한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점을 아래 차트는 보여주는 듯하다.(검은색 RUB/USD, 파란색: CBOT밀 스팟)

 

 

최근 몇달간 곡물들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루블의 가치는 하락하고 있는 반면 위 차트에서 밀의 가격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흑해 주변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중동지역으로 밀을 공급하는 중요한 밀 수출국가이라는 점에서 루블의 가치와 밀은 방향성을 유사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경향이 올해 유지되지 못하고 있다. 중동지역은 미국산 밀의 주된 수요지였지만 중동지역이 러시아산이 더 저렴할 수도 있지만(통화의 이유) 먹을 것의 부족으로 시작된 '중동의 봄'이라고 불리는 집권 세력을 갈아치우는 민주화 운동 이후 중동 국가들은 주요 수입선을 러시아로 변경했었다. 

 

이 블로그에서는 자주 언급된 내용이지만 아래 321 크랙스프레드를 보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이 스프레드가 크게 낮아져 있다. 

 

  

크랙스프레드가 낮아져 있다는 것은 석유제품의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볼 여지를 만들어 준다. 다시 말해 가솔린 등의 재고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말해 줄 수 있다고 이전에 설명한 기억이 있다.(지금의 기억이 맞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이전에도 미국은 정유 제품의 재고가 늘고 있었다.) 따라서 정유된 제품들의 수요는 원유가격을 누르는 힘이 되고 있다. 유가에 비관적인 모습을 크랙스프레드는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얼마전에도 잠시 보았던 크러쉬 스프레드를 보자.

 

크러쉬 스프레드는 최근 오르면서 대두를 가공한 제품의 수요가 작지는 않음을 보여 준다고 말할 수도 있다. 따라서 대두가격이 오르는데 힘이 되고 있다.(아래 차트는 대두 11월 선물, 얼마전 크러셔들 주식 가격을 언급하면서 이 스프레드를 보았었는데 짧은 기간인데 더 올랐다.)

 

 

밀가격은 이미 지난 6년 최고점까지 최근 올라섰다. 지난 몇년간 풍작으로 좀처럼 크게 오르지 못하던 밀이 단 두달 정도 만에 2017년, 2018년, 2019년 고점을 뚫고 올라섰다.(아래 차트는 CBOT 밀 12월물)  

 

최근 농작물의 가격 급등 현상은 통화의 문제일 수도 있다. 최근 여러번 설명된 것이지만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에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말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가이자 소비국가인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따라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어(쿼터를 채워가고 있어) 가격을 끌어 올리는 원인일 수도 있다.(중국이 밀을 수입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러시아의 비중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러시아산 수입비중은 낮은 편이다. 유럽산의 비중이 높고 올해는 프랑스에서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또 중국의 자체 수확량은 명확하게 공개되지는 않는다는 점도 있다.) 그리고 앞에서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아직 실현되지 않은 공급 측면의 우려가 존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측면도 존재하지 않나 싶다.(지난주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은 비가 내렸었다. 그러나 날씨에 대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 또한 존재할 것이다. 지난 여름 한국의 대기질은 예년과 다르게 상당히 좋았었다.) 다만 지난주 언급했듯이 여전히 지난 몇해간의 풍작은 충분한 재고를 쌓게 했음을 USDA의 보고서는 보여 주고 있다.(미국 정부 데이터에 대한 신뢰는 각자가 알아서 판단할 일일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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