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전반적으로 원자재 시장은 일단 가격은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좋았다고 평할 수 있는데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원자재가 그만큼의 강세를 보이지 못했기데 어떻게 보면 좋았다는 말이 투자자에게는 무색할 수 있어 보임. 그리고 실수요자(기업 등)들은 자국 화폐 가치가 절상하면서 그럭저럭이었을 듯 보임. 이에 반해 2016년 달러인덱스는 상승했고 원자재가도 상승했기에 달러 기반 투자자들은 꿀을 빨았을 수도 있어 보임.
원자재 가격의 변동을 언급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벤치마크가 되는 달러인데 2016년의 달러에 대한 원자재가 행보는 조금 이상해 보이더라도 2015년에서 2016년 초까지 원자재가가 바닥에 다다랐고 이후 반등했다고 보는 것이 그럭저럭 적절한 해석이 되지 않을까 싶음.(아래 챠트는 블룸버그 Commodity Index Total Return(주황색)과 블룸버그 달러인덱스(파란색)의 지난 1년)
중장기적으로 보면 원자재가격은 달러의 가치에 반응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음. 따라서 벤치마크인 달러의 행방은 원자재가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단서임.(아래 챠트는 위 챠트의 지난 5년. 위 챠트와 함께 오른쪽 축은 모두 가격 또는 값이 아니라 변동 비율임을 주의하세요.)
또 다른 원자재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역시 수급문제. 달러가 어떤 방향으로 과도하게 크게 움직이지 않는 한 수요의 확대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데 원자재의 수요 확대는 세계 경제가 한묶음인 상태에서 세계 경제가 확장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
이 두 변수(달러와 수요)만을 볼 때 4분기 달러의 가치 변화에 영향을 줄 이벤트가 존재하고 수요가 계속 증가할지는 의심을 받을 여지가 조금은 있다고 보고 있음.
먼저 12월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나와있는데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최근 발언은 그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헷갈리게 하고 있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된다면 금리를 올릴 여지가 없다고 보는 발언이 나오는가 하면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는 발언이 다른 위원들에게서 나오고 있음.(최근 옐런 의장,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후자에 속함. 피셔 부의장은 사임으로 다음 FOMC에 참여하지 않음.) 일단 12월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위원들 중 12명이 2017년 한차례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2018년 11명이 세차례정도 더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어도...)
이뿐만 아니라 연준이 보유 자산을 축소(연준의 부채 축소)하고 있어 달러의 방향성은 더 미궁으로 빠지게 하고 있음. 금리인상은 경제 데이터가 좋지 못하면 일단 관망을 할 수 있는 툴인 반면 보유자산을 처분하는 것은 자동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시행되고 있는 것(10월부터 시행)이라 경제 데이터가 좋고 나쁘고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진행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더 우려되는 측면이 있음.
달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연준의 긴축만이 아닌데 미국 정부가 헬스케어 법안을 수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거의 실패에 다다른듯해 보이는 반면 이는 세제 법안 수정으로 더 몰두하게 하는 측면도 있어 보임. 세제 법안 수정에서 미국 정부의 세입을 확대하는 노력은 크게 없어 보이는데 이를 가지고 무디스는 최근 공화당 관련 의원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작성된 초안이 그대로 통과되는 경우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함. 이런 세수문제와는 별도로 해외에서 미국 기반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행위에 대한 세금을 줄여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달러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또 미국 정부는 재정을 통한 경제 부양에 골몰하고 있다는 점도 달러 가치와 무관한 일은 절대 아님.
더불어 ECB와 BOE 등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각각 완화적인 것에서 스탠스를 변경할 것이라고 흘리며 시장이 예측하도록 내버려 두고 있음. 이들 미국 이외의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행보가 강해질 수록 달러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정도도 커질 것임.
원자재 수요와 공급의 문제에서 특정 원자재 공급이 관심을 끄는 이벤트는 현재 원유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보임. OPEC는 현재 감산과 쿼터할당을 통해 유가를 지지하려 시도하고 있는데 11월 말일 OPEC회의 일정이 잡혀 있음. 현재의 감산과 쿼터할당을 2018년 1분기까지 가져갈지 아니면 다른 조치가 나올지는 그때 가서야 알 수 있을 듯.
원자재 수요는 전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요는 아시아에 있음. 아시아, 특히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고 있기 때문. 2017년 원자재가격이 그리 나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이유를 중국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중국의 과잉설비감축이 그것. 과잉설비감축이 원자재 수요를 늘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말이 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들어 보면 그럴 수도 있게구나 하는 내용임. 과잉설비감축으로 철근 등의 생산이 줄 것으로 예상되었고 2017년 봄 중국에서 철근값은 재고를 쌓기 위해 급등했음. 가격이 높아지자 철광석 수입과 석탄 수입이 늘어났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심지어 석탄의 생산을 줄이기 위한 중국내 탄광 운영시간까지도 다시 확대하게 만들었음. 이런 불완전한 시장 메커니즘이 철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뿐만 아니라 비철 금속에서도 일어난 것. 중국의 2017년 경제성장률은 현재까지 시장 예측보다 높은 수준에 있는데 이런 이유에서 이런 성적을 받았을 것이라 보고 있기에 하반기로 접어들 수록 성장률이 좋지 못할 것이라 예측하게 하고 있음.(그러나 아직까지는 그 예측은 빗나간 상태.)
별도로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과잉설비감축 정책은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는 산업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자칫 잘못하면 밥상을 엎을 수 있는 일이 되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그런 위험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이들 설비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을 고의적으로 노렸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 있음. 어쨌든 2017년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중국의 수요, 아시아 각국의 인프라스트럭쳐 투자는 크게 한 몫했을 것으로 볼 수 있음. 다만 아시아 국가들 정부가 예산이 제약되고 있어 인프라스트럭쳐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인데 외화의 유입이 지속되는 경우 조금 더 지속성이 있을 수도 있어 보임.(아래 챠트는 발틱건화물지수(BDI, 이건 봄에 설명했던 것 같음.)인데 2분기의 하락분을 3분기 동안 모두 회복했고 50%정도 상승했음.)
중국의 과잉생산설비 축소와 비슷한 정책이 다시 최근 추가되었는데 중국에서 미세먼지 발생이 많은 기업과 산업(이 기업들이 과잉설비를 가지고 있는 기업과 산업들임)의 가동률을 미세먼지와 스모그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낮추겠다는 것임. 분명 중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지만 앞의 설비축소와 같은 논리로 진행될 수도 있어 보임.(두번 모두 성공할 것인가?)
2017년 3분기 전분기 대비 가장 강한 가격 상승세를 보인 원자재 섹터는 비철금속(Base metals)였음. 6개의 비철금속 모두가 가격 상승을 보였고 4개가 두자리수 상승세를 보였음.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아연이 14% 정도 상승하면서 이 섹터의 상승을 이끌었고 니켈이 그 뒤를 이었음. 비철금속섹터에 이어 강한 상승세를 보인 섹터는 약 10% 정도의 상승세를 보인 에너지섹터로 난방유(heating oil)과 브렌트가 두드러지게 상승했음. 브렌트유는 중동지역 기준유가의 영향을 받는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중동에서의 중국 등지의 아시아 수요, OPEC 감산의 영향, 중동에서의 분쟁, 유럽지역 경제가 다소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 브랜트 가격상승의 원인일 수 있어 보임.
에너지 섹터에 이어 귀금속 섹터는 달러 약세의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보였으나 바로 앞글에서 언급된 것처럼 플래티넘은 유일하게 귀금속 중 약세를 보였던 원자재임, 그리고 소프트 원자재(Soft commodities) 섹터는 귀금속 섹터의 뒤를 이었는데 오렌지쥬스의 상승과 코코아의 반전이 이끌었음.
섹터내의 개별 원자재를 보면 미국선물시장에서 난방유가 20%가 넘는 가장 큰 폭의 상승을 3분기 동안 보여주었고 이를 브렌트유가 이었으며 아연과 니켈, 오렌지 쥬스는 15% 정도 상승해 브렌트의 뒤를 이었음. 알루미늄과 팔라듐, NYMEX의 원유는 11%대의 가격 상승을 보여주었고 LME에서 구리도 10%정도(COMEX에서는 9%정도)의 상승세를 보였는데 LME의 구리재고가 줄고 있는 것이 LME의 더 높은 가격 상승세의 원인 일 수도 있어 보임. 그리고 코코아도 높은 상승세를 3분기 동안 보여주었지만 이전 분기 하락을 만회한 수준에 그쳤음.(아래 챠트는 코코아 2017년 12월물, 주간챠트)
위 챠트에서 2017년 3월달 코코아 가격 상승은 아이보리 코스트의 이벤트(군부가 수출항을 쥐어잡고 정부에서 삥뜯은 것)가 원인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음.
2017년 3분기 동안 많은 원자재들이 가격상승을 보여 주었지만 하락한 품목도 다소 있는데 주로 먹을 것과 관련된 것들임. 앞에서 오렌지쥬스가 해당 기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여 주었다고 했지만 이 마저도 2016년 공급과잉에 따른 하락으로 보이는 하락에서 반전한 것임.(아래 챠트는 오렌지주스 2017년 11월물 주간챠트)
2017년 3분기 미국 선물시장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상품은 돼지고기선물(lean hog)로 그릴링 시즌(여름철 고기굽는 시준)이 끝나간 효과에 풍부한 공급이 원인으로 추가되어 40%가까이 하락하면서 상당한 기간의 저점까지 밀렸음. lean hog가 이끌었던 것도 있지만 다른 상품의 영향도 있어 육류 섹터는 3분기 동안 가장 큰 하락세를 보여준 원자재 섹터에 이름을 올렸음.
곡물섹터도 3분기 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는데 2분기의 이벤트 영향이 사라지면서 빠르게 조정을 받은 것임. 2분기 미국 다코타와 몬타나에서의 가뭄이 곡물가격을 끌어올렸는데 3분기 곡물섹터는 4.5%정도 하락하면서 조정을 받고 있음. 이는 9월 미국정부의 추수 전망 발표로도 조정 이유가 나왔는데 가뭄의 영향이 미국 작물 생산량에 일단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발표되었음. 미국은 옥수수와 대두 세계 최대 수출국이고 주요 밀 수출국임. 따라서 미국의 가뭄은 곡물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아직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왔던 것이 3분기 곡물가격의 하락세의 원인임. 물론 밀수출에서 지분이 큰 러시아가 과거 소비에트시절의 생산량을 회복한 뉴스도 3분기 중 곡물가격에 좋지 못한 소식이었음.(아래 챠트는 미니에폴리스 곡물거래소(MGEx)의 Hard red 봄밀 12월 선물. 2분기 급격히 상승했던 것을 3분기 그대로 반납해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음.)
KCBT, CBOT에서의 밀가격도 당연히 같은 모습을 보였었음. 또 다른 단일 품목으로는 목화가 8%정도, 소(live cattle)이 6%정도, 옥수수가 4%정도, 천연가스가 아주 약간 하락했음. 그리고 앞에서 언급된 것처럼 플래티넘이 0.88%하락했음.
4분기는 북반구에서 추수의 시기인데 현재로서는 5년 연속 풍작이 예상되고 있어 곡물섹터에서 반전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임. 2017년 곡물섹터에서 꾸준한 가격 상승을 보인 품목은 쌀(rough rice)로 관련 이벤트는 인도주변 지역의 불규칙한 몬순의 영향으로 홍수가 대규모로 있었음. 이들 국가 중에서 쌀을 자국에서 충당하던 것을 일부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도 쌀가격 상승의 한 원인이었음. 2분기 태국의 경제성장기여에서 쌀 수출은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음.(아래 챠트는 CBOT의 rough rice 11월물)
앞에서 난방유가격이 3분기 많이 올랐음이 언급되었는데 반해 천연가스는 그렇지 못했음을 보았음. 둘은 대체재인데 난방유는 난방에 사용되지만 천연가스는 소형화력발전에 사용됨. 따라서 북반구가 겨울로 들어가는 4분기를 전후해서 재고를 쌓기에 가격은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고 겨울 정점을 지나면 가격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왔었음. 천연가스가 전세계에서 수요가 확대되고는 있지만 이미 개발된 가스전에 의해 공급도 크게 확대되고 있기에 천연가스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단 보고 있는 듯 보임. 다만 아직까지 미국의 천연가스 재고는 지난 년도에 비해 그리고 그 전년도에 비해 낮은 상태임. 아래 챠트는 NYMEX의 천연가스 12월물 주간챠트.
미국의 기온이 뜻하지 않게 추워지는지도 투자자들은 봐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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