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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설탕가격의 상승 : 공급에서의 충격

그때 그때 2020. 2. 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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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탕에 대한 글은 인도에 대한 내용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인도 정부는 정치적인 목적을 배제할 수 없는 정책으로 설탕의 생산량을 늘렸고 인도의 설탕 재고는 막대했다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가령 사탕수수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우타르 프라데시주는 국가가 정해놓은 가격으로 사탕수수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있고 중앙 정부는 수입을 어렵게 규제하고 있어 인공적으로 가격이 책정되었다. 이렇게 책정된 높은 가격은 인도의 사탕수수 재배를 늘리게 만들어 주었으나 정제공장들은 높은 원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었었다. 정치가들은 (표를 얻기 위해) 이런 정제공장을 가지고 있다고도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정치적인 목적의 시장 기능에 대한 규제는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도의 설탕 재고는 글로벌 설탕 가격에 압력을 행사해 왔다. 종종 규제 철폐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규제는 때로는 시장의 순기능을 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규제는 그런 기능을 억제시켜 시장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설탕 가격은 위의 설명을 무색하게 만들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하고 있다. 그 이유를 먼저 보자면 공급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위 챠트는 Intercontinental Exchange(ICE)의 설탕 선물(2020년 3월물)의 가격인데 1971년 이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설탕은 파운드당 2.29센트에서 66센트까지의 거래 범위를 가지고 있다. 변동폭이 아주 큰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난 10년만을 보면 파운드당 9.83센트에서 26.08센트의 거래 범위를 보이면서 변동폭은 축소되어 있다. 

 

지난 2월 4일 ICE의 설탕 선물(3월물)은 해당 거래일 고점으로 파운드당 15.13센트를 보였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2018년 1월을 시작하는 거래일의 거래범위에 가격이 올라섰다는 것이다. 지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가격대에 설탕 가격은 도전을 받지 않았었다.

 

2020년들어 설탕 가격은 13%정도 뛰었고 미결제약정(open interest)는 23%정도 증가했다. 종종 언급하지만 기술적분석에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가격의 상승과 open interest의 상승은 가격 상승을 지지해 주는 것이라고 기술적 분석을 하는 이들은 말한다.(이 블로그에서는 잘 언급하지 않는 문제이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너무 언론들이 많이 보도하는 듯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데이터는 없는데 거래량은 어떤지 본 적이 있는지?)

 

지난 2월 4일 이후 3일간의 거래일 동안 설탕 가격은 그날의 고점을 돌파하고 있지는 않고 있는데 이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018년 연초의 거래범위이고 저항선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의 설탕가격 상승을 설명해 주는 것은 공급에서의 충격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생산국에서 공급 충격이 보도되고 있다.(멕시코도 그런 면이 있는데 이는 큰 의미가 없음.)

 

설탕의 세계 최대 생산국에는 브라질과 인도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그 중 하나인 인도의 설탕 생산 전망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로 시작되는 시즌에서 인도의 설탕 생산은 2,685만톤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8-19년 시즌의 인도 설탕 생산은 3,320만톤이었다는 점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낮아질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는 설탕 생산량은 인도의 재고량을 줄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생산량 추정이 낮아진 이유는 마하라슈트라주와 카르나타카주에 몬순이 늦게 도착했고 강우가 많아 홍수 피해를 보았기 때문인데 이 두 주는 인도에서 사탕수수 재배면적에 있어서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주다. 이와 함께 우타르 프라데시주 또한 강우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1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견되고 있다.

 

인도만의 문제는 인도의 재고가 많았다는 점에서 상쇄될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다만 또 다른 설탕 생산국가가 날씨로 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태국이 40년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설탕 생산은 900~1000만톤으로 30%정도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방콕 포스트) 사탕수수 생산도 9,000만톤으로 지난 시즌의 13,000만톤보다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지난 5년 최저 생산량이라고 한다.

 

잠시 몇년전 다른 블로그에서 언급했던 것을 다시 언급해 보자. 잉락 총리 시절 농민들에게 인기를 모으기 위해 태국 정부가 농민들로부터 사들이는 쌀가격을 높였던 것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태국은 많은 쌀의 재고를 쌓게 되었는데 이를 한국의 언론들은 포퓰리즘이라고 자주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아시아의 쌀가격이 올랐을 때 태국은 쌀 수출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를 크게 개선하기도 했다. 태국에서의 가뭄이 사탕수수 재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태국의 주된 수출 농작물 쌀과 고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뭄이 지속되면 태국은 경제의 1/5를 차지하는 관광객(특히 중국인) 감소와 공산품 수출 둔화와 함께 3중고를 겪게 될 수도 있다.

 

인도와 태국에서의 설탕 생산 감소는 설탕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는 주된 요인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 중 하나인 브라질에서는 아직 기후로 인한 문제가 없다는 점이 있다. 특히 원자재를 언급할 때 생산국의 환율을 자주 언급하는데 브라질 헤알은 아래 챠트와 같이 달러 대비 가치를 크게 낮추고 있다.

 

 

이전에 환율의 원자재 공급에 대한 영향을 설명한 적이 있는데 생산국 환율이 낮아지면(생산국의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해당 원자재 공급은 크게 증가하고 반대의 경우 비축을 하게 만드는 동기를 제공하기에 해당 원자재의 공급을 감소시킨다고 했었다. 즉, 브라질 헤알 약세는 이 글의 주된 논의 대상 원자재인 설탕의 브라질 공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설탕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 장담한다는 것은 다소 무모한 판단일 수도 있다.(알아서 판단해 보라는 뜻임.)

 

국내 ETF와 ETN 중에는 설탕에만 노출된 것이 없는 듯 보이는데 타이거 농산물선물(H)는 S&P GSCI agriculture enhanced select index excess return을 추종하기에 설탕에 노출되어 있다.

 

 

위 챠트에서 보듯이 해당 ETF는 설탕만의 가격을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2020년 가격하락을 보이고 있는데 대두, 밀, 옥수수의 가격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들 곡물들의 가격은 중국에서 발병한 전염병의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농작물 생산에 크게 영향을 주는 날씨의 영향은 다른 작물에도 크게 불리할 것이 없게 만들어 줄 수도 있어 보인다. 동아프리카는 최근 메뚜기가 발생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초기 단계에 있다.

 

설탕에 직접 노출된 ETF는 각국에 몇개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 시장에는 CANE이 있다. 설탕 선물시장에서 최근월부터 차기월 및 그 이후의 만기까지 3개월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듯 보이는데 이로 인해 설탕 가격 상승보다는 최근 더 낮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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