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ins/Wheat

밀 : 2017-18시즌 풍작(?)과 가격

그때 그때 2017. 11. 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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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는 4여년 정도의 밀시즌 동안 다른 곡물과 크게 차이 없이 밀은 풍작을 거뒀고 가격은 하락해 왔었음. 아래 챠트는 Chicago Board of Trade(CBOT)의 2018년 3월 밀선물.



프랑스 혁명 당시 사람들이 먹을 빵이 없다는 말에 대해 그러면 케익을 먹으라고 말했다고 하는 마리 앙뚜아네뜨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 그런 소리를 했던 아니던 상관없이 그녀의 삶이 얼마나 국민들과 괴리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생각되기도 하며 먹을 것이 얼마나 중요한 정치적 재화인지를 보여 주는 것. 가장 최근에도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봉기도 먹을 것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고 위의 밀가격 차트가 말해 주고 있음.(수입밀의 가격은 환율이라는 별도의 변수가 있음. 아래 챠트는 튀니지 디나르(TND)와 러시아 루블(RUB)) 2008년 CBOT의 밀가격은 부셀당 13달러 이상까지 역대 최고점으로 올라갔었는데 가뭄이 영향을 미친 것이었음. 그러나 작황이 좋아지자 밀의 가격은 부셀당 4달러 대로 2010년 하락했었음. 그리고 2012년 미국 등지에서의 가뭄의 영향으로 밀가격은 다시 급등했음.



밀의 가격은 앞에서 본 것처럼 기후적인 변수 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변수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위 챠트인 루블의 가격을 보면 상당히 많이 최근 몇년 절하된 것을 볼 수 있음. 이는 미국과 유럽 등이 크림반도, 우크라이나 문제로 러시아에 제재를 한 시기와 같은데(러시아 기업들의 외환부채 상환과도 관계 있음.) 이런 제재는 러시아가 밀에 대한 전략을 수정하게 했음. 지난 여름 블룸버그는 러시아 밀 생산량이 과거 소련시절의 생산량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는데 제재 기간 동안 러시아는 밀의 생산 확대와 수출에 주력한 것.


지난 몇년간 러시아에서는 날씨의 도움뿐만 아니라 정부의 전략적 품목선정 및 보조금으로 밀의 생산이 확대되었고 수출 경쟁력은 높아졌는데 2017년 터키로의 러시아 밀 수출 수송은 3년전에 비해 40%이상 증가하였음. 따라서 최근 세계 밀 수입국의 50% 정도가 러시아의 시장이고 주로 러시아산 밀의 수입국들은 중동에 몰려 있음. 이 지역은 미국산 밀의 주요 수입국이기도 했으나 러시아 정부의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수송비용의 잇점을 가진 러시아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고 가격에 민감한 수입국을 공략한 것임. 2001년 러시아가 세계 밀 수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미만이었지만 2017년 18%로 뛰어 올랐음. 2017-18년 시즌에도 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는 러시아 밀 생산이 확대될 것이라고 보았음. 뿐만 아니라 세계 수요가 증가해 재고를 감소시켰지만 생산량도 늘어 감소한 부분을 다시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고서를 냈음. 다른 말로 밀의 공급은 풍부할 것이라 보고서는 말하고 있고 미국 선물거래소 간의 스프레드도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음(아래에 설명). 그러나 날씨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


혹시 각기 다른 라면회사 라면을 같이 끓여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특정 회사의 제품이 빨리 퍼지는 것을 봤는데 아마도 원가가 낮은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나 싶음. 예전 한 일간지는 밀가루 제조사 관련자와 인터뷰를 실었는데 당시 인터뷰에서 밀을 깎는 방식을 달리하면서 그 섞는 비율을 달리하면 몇 백 종류의 밀가루를 만들 수 있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쌀 수록 쉽게 퍼지는 밀가루이지 않나 싶기 때문. 어쨌든 밀가루가 여러 종류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밀도 종류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임.


미국에서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밀은 각기 다른 성질과 사용처를 가지고 있다고 함. 대표적으로 3종류의 밀이 미국 선물시장에서는 거래되고 있음. 앞의 맨 처음 보았던 밀 챠트는 CBOT의 챠트이고 소프트 레드 겨울밀이 해당 거래소에서는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다고 함. 소프트 레드 겨울밀은 중앙 텍사스과 동북부 오대호 지역, 대서양쪽으로의 동부지역에서 재배되고 있고 이 밀은 쿠키, 스택, 크래커, 페이스트리에 가장 적합하다고 함. 반면 Kansas City Board of Trade(KCBT)에서 거래되는 밀은 하드 레드 겨울밀인데 주로 캔자스, 네브라스카, 오크라호마, 텍사스 팬핸들 지역에서 생산되고 빵 생산에 사용되고 있음. 그리고 또 다른 거래소인 Minneapolis Grain Exchange(MGE)에서 거래되는 봄밀은 몬타나, 와이오밍, 노스 다코타, 사우스 다코타, 아이다호에서 재배되고 프로테인 함량이 많아 가장 빵 제조에 적합한 높은 등급이라고 함. 이외에는 더럼(Durham)이 가장 높은 프로테임 함유를 보이는 밀로 파스타에 최적인 밀임.


일반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밀가격을 언급할 때는 위의 다양한 밀과 선물거래소 중 CBOT의 밀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CBOT가 가장 거래량이 많고 open interest도 높기 때문.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미국인들이 밀을 소비하는데 기여하는 품목 1위는? 누가 뭐라해도 빵이 아닐까 싶은데 앞에서 KCBT에서 거래되는 밀이 빵을 만들기 위한 밀이라고 했음. 따라서 두 거래소 간의 밀가격 차이의 변화는 밀의 생산, 소비에서의 변화를 보여 주기도 함.


2013-14년 겨울 미국은 한파가 몰아쳤고 겨울밀은 추위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음. 봄의 작황에서 피해가 확인되면서 하드 레드 겨울밀의 가격은 급등했고 CBOT 계약에 비해 KCBT 밀의 가격은 높은 프리미엄을 보였는데 6월 KCBT 밀은 CBOT 밀에 비해 1.30달러 정도의 프리미엄을 보였음. 장기에 있어서 KCBT 밀의 CBOT 밀에 대한 프리미엄 평균치는 30-40센트 수준임에 비하면 상당히 큰 격차로 벌어진 것이었음.


이렇게 KCBT 밀의 프리미엄이 나타나는 것은 생산에 있어서의 문제와는 다르게 시장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는데 밀가격이 오르는 추세에 있는 경우 빵을 제조하는 업체들의 담당자들은 높은 가격 전가력을 가지지 못한 이유로 보이기도 하는 이유에서 KCBT로 달려가 높아져 가는 가격에 대비를 해야 함. 즉, 미래 구매를 헤지하기 위해 KCBT에서 거래를 확대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KCBT의 밀가격을 끌어 올리고 open interest를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되며 두 거래소간의 가격 스프레드를 벌이게 만들기도 함.


반대로 밀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런 프리미엄 자체가 수익을 추구하는 트레이드가 될 수 있는데 KCBT를 팔고 CBOT를 사면 스프레드가 좁아지는 것을 이용한 수익창출이 가능해짐. 최근 몇년간 CBOT의 밀 open interest는 크게는 아니지만 증가추세에 있음. 이것이 말하는 것은 이런 스프레드를 이용한 금융기관의 수익 모형이 작용하고 있을 수도 있음을 말해 주는 것.(물론 소비가 늘었으면 이런 차익거래가 없어도 open interest는 늘 수 있음.) 즉, 가격 하락 압력이 세다고 금융기관들은 보고 있는 것. 아래 챠트는 KCBT 2018년 3월 밀 선물과 CBOT 2018년 3월 밀 선물의 가격차.



위 챠트에서 볼 수 있듯이 두 거래소 간의 스프레드는 최근 3-4센트 정도의 디스카운트로 한참 내려와 있는데 최근 몇년간 밀가격 전망이 낮게 유지되어 왔음을 보여 주고 있음. 그러나 다시 언급하지만 밀은 전략적 재화이고 예상치 못하는 변수인 날씨가 항상 개입될 여지가 있음은 곡물에 대한 거래에서 주의할 점임.


아래 챠트는 밀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Teucrium Wheat Fund(WEAT)임. 또 ETF 또는 ETN 중에는 밀을 포함한 그 대체재인 곡물의 가격을 추종하는 것들이 많이 있음.(일부 설탕 등이 묶여 있는 것이 있기도 하지만...)



위의 WEAT는 CBOT 선물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펀드이지만 근월물부터 원월물까지 분산되어 투자되어 있기에 가격변동을 동일한 비율로 추적하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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