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가 끝나갈 즈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 정부가 이민자에 대한 통제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멕시코에 대해 관세부과를 단행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시장을 흔들어 놓았다. 6월 10일부터 모든 수입품에 대해 5% 관세를 부과하고 매달 그 만큼 올리는 형태를 취해 압박할 것을 예고해 두었는데 정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을 경제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에 따른 비판이 가해진다. 그러나 이런 비판이 새로울 것도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단 무엇이 중요하다고 '콕' 찍어 낼 수 없을 정도로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오가는 상품은 아주 다양하고 많다. 심지어 중국의 한 비철금속업체는 멕시코로 수출을 해서 제품을 쌓아두고는 미국으로 수출을 하는 우회경로를 사용하기도 했었다. 아래에 있는 표는 미국철도협회가 발표한 것인데 멕시코 내의 철도를 통해 수송되고 있는 제품의 큰 카테고리이다.
우선 빨간색이 많이 보일 것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경제상황이 좋지 않음을 여기서도 볼 수 있는 단면일 것이다. 물론 북미 지역이 철도 수송이 발달한 곳이라 말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어쨌든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자동차 등의 카테고리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을 겨냥한 수출 품목이 움직이는 경로에 철도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곡물과 석유화학제품 군들이다. 미국이 멕시코에 대해 관세 부과를 하게 되면 영향을 미칠 부분이 여기에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와는 별도로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같은 날 여름 드라이빙 시즌 동안 E-15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가솔린에 에탄올을 15%까지 섞어 파는 것을 제한하는 규제인데 이 규제가 완화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농민들에게 약속한 정책이 단행된 것이다. 일단 셰일의 영향으로 과도한 가솔린 비축량을 가지고 있는 정유업체에는 좋지 못한 소식(셰일은 원유 특성상 가솔린 정제에 많이 사용됨.)이지만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악화된 수출환경에 직면한 미국의 지배력이 강한 옥수수와 대두를 수출하는 농민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여기에는 바로 몇일전 작성한 글과 이어지는 내용이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미국의 농민들이 파종을 늦추며 대기상태에 있는데 이는 눈치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날씨 문제였다. 여기에 추가해 하나의 다른 예측하기 어려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글에서 5월 옥수수의 파종이 날씨 문제로 예년에 비해 파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 미중간의 무역 분쟁을 집어 삼키는 이슈가 되어 옥수수와 대두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보았는데 옥수수 7월 선물은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협상 결렬에 유사한 뉴스가 나온 5월 13일을 전후해 바닥을 찍고 반등했고 5월 29일까지의 짧은 기간에 부셀당 4.38달러로 약 28%정도 급등했다. 그리고 과도한 상승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6월 5일까지 조정을 받고 있는데 6월 5일은 부셀당 4.14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전에 언급했었는데 옥수수는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을 생산하는데도 사용된다. 물론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는데 이 에탄올을 가솔린과 일정 비율로 섞을 수 있는데 따라서 에탄올은 옥수수의 가격에도 영향을 받고 가솔린의 가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에탄올은 2018년말 갤런 당 1.198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는데 당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로 유가가 하락하고 가솔린 가격도 하락하는 것에 따른 영향일 것이다.(글로벌 경제에 대해 한국사람들은 하나하나 챙겨볼 필요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 한국은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를 가지고 있고 한국의 경제지표는 지난해 하반기 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비아에서의 분쟁, 이란에 대한 제재 그리고 미중간 무역분쟁 해결이 어럽다는 시장의 판단으로 유가는 상승하고 이어 하락으로 반전해 왔는데 에탄올은 이제 다른 길을 가기 시작했다.
에탄올 7월물 가격은 갤런당 1.316달러에서 5월 28일 1.492달러까지 급상승했는데 이는 원료인 옥수수의 가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을 듯하다.(아래 챠트와 같이 6월 5일은 1.478달러로 마감되었음.)
에탄올은 바로 위의 챠트와 같이 가솔린 가격이 하락하는 도중에도 상승했는데 따라서 옥수수보다는 약한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6월 10일은 미국이 멕시코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날이다. 다음 날 미국 농무부는 WASDE 보고서를 내어 놓는데 작물에 대한 전망을 이전 5월 보고서 수준을 유지할 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농작물과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의 씨앗을 뿌려 놓은 것이다. (미국의 정유사들은 멕시코의 원유를 사용하기도 하고 멕시코에 있는 설비를 사용하기도 함. 유가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고 농민들을 제외하면 멕시코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정유사들은 가장 크게 반발하는 세력이 될지도 모르는 일임.)
마치 사회주의 국가의 정부처럼 미국 정부가 경제와 시장을 다루는 듯 해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일의 결말은 항상 명확했다. 시장에서 혼란이 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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