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Precious Metals

금과 은의 가격차

그때 그때 2018. 9. 16. 20:31
반응형

예전에 유목민족 가정의 아내들이 금과 은으로 장신구를 줄렁줄렁 달고 있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렇게 함으로써 항상 이동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부를 가장 안전하게 그리고 필요한 경우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그런 방식으로 보관했을 것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금과 은은 아주 오랜 동안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 인류의 통화와 부의 축적수단으로 사용되었음. 그리고 중앙은행이 통화를 발행하면서 그 근거가 되기도 했지만 이제 거의 모든 국가들은 자국 통화의 발행을 신용에 의존하고 있고 금은 더이상 그런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음. 다만 금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외환보유고의 일부로 쌓아 두고 있기도 하며 최근 러시아와 중국 중앙은행을 비롯한 몇몇 중앙은행은 금을 순매입하고 있음. 반면 은은 통화로서 또는 한 국가의 통화정책기관의 자산으로서의 역할은 최근 알려진 것이 없어 보임. 은은 종종 투기에 휘말렸고 그렇지 않더라도 가격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음.


2018년들어 미국이 불러들인 무역분쟁은 중국, 유럽, 멕시코, 캐나다 등으로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는데 이로 인해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 금과 은도 아래 챠트와 같이 하락세를 피하지는 못했는데 귀금속인 금과 은의 하락세는 미국 등지에서 금리가 오르는 현상과도 연관이 전혀 없지는 않음. 미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국채 매수자에 대한 보상은 커지는데 반해 금을 사서 들고 있는 경우는 전혀 이자를 받을 수 없음. 


 

물론 금은 자신대로의 매력이 있는데 예전 일본인들의 금투자 붐이 일어난 배경을 어디에선가 읽은적이 있는데 일본인들의 현금 사랑과 그런 사랑의 이유가 낮은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오랜기간 지속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진 것임. 일본의 한 노인의 집에 불이났고 모든 것을 다 태워버렸는데 금고 속에 있던 현금도 그 재앙을 피하지 못했지만 금은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함. 이런 금의 물리적 특성이 일본인들의 금투자를 불러왔다고 하던데 금은 역사와 본래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있음. 반면 같은 안전자산에 속하는 통화 달러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겠지만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 2018년 금의 약세는 달러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 앞의 글에서도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음.


반면 은은 조금 다른데 은 또한 금이 통화로 사용되던 시절 통화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금을 지원하는 형태이기도 했고 이는 특유의 금과 은의 교환비가 성립한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보여주기도 했음. 그러나 현재 안전자산으로 취급받지는 못하고 있는데 Silver Institute에 따르면 은의 수요의 55%가 산업용이라는 점에서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금과는 별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음.


따라서 금과 은의 가격의 차이가 벌어지고 좁혀지는 것을 가지고 일부 사람들은 글로벌 경제 전망을 예고하는 지표로 보고 있음.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고 악화될 것이라고 경제 참여자들이 보는 경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이고 여러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은의 수요는 감소해서 두 귀금속간의 가격차가 벌어질 것이고 반대의 경우 안전자산보다는 더 수익률이 높은 투자상품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릴 것이고 기업들은 제품을 쏟아내기 위해 은의 매입을 늘릴 것이라 두 재화간의 가격차이는 줄어들 것이라고 보기에 경제를 전망하는 지표로 때로는 '닥터 구리'보다 훨씬 강력한 지표로 보기도 함.


아래에서 보겠지만 금과 은의 가격차는 비율 측면에서 2018년 계속 커지고 있음. 그리고 금가격의 하락보다 은가격의 하락이 큰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음.


은 가격의 하락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들을 나열해 보면 일단 공급이 충분하다는 것임. CME의 보관소 재고도 올해 초 크게 증가했다는 보도가 있었음. 이런 재고 증가는 수요가 줄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러 온듯해 보이는데 은은 의료기기에서 가전까지 다양한 용도에서 사용되고 있고 최근들어 가장 은의 수요를 크게 확대시킨 것이 태양광 패널의 셀 제조에서였는데 지난 1월 미국은 태양광 패널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음. 또 중국은 태양광에 대한 보조금을 늘리며 해당 산업 설비 확대를 크게 기여해왔는데 이런 정책도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너지 믹스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일정한도를 넘을 수 없음.) 또 중국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사들인 대금을 바로 지급하지는 않고 있는데 이런 영향으로 해당 기업들에서 현금 유동성이 하락해 있음. 이는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도 어느정도 제한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음.


은에 대한 수요 전망이 악화되면서 투기자들은 은에 대해 비관적이어졌고 아래 CFTC 데이터 처럼 2018년 매도포지션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2018년 은가격은 6월초부터 온스당 17.35달러에서 9월초 최저인 13.91달러까지 하락했는데 3개월 동안 3.44달러 정도 하락한 것임. 그리고 아래 챠트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하락한 가격대는 2015년 12월에 형성되었던 온스당 13.625달러 지지선 부근까지 하락해 형성되어 있음. 이 지지선은 중국의 경제둔화 우려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 형성된 것임. 그리고 그 이하의 지지선은 너무 오래 전인 2009년, 2008년까지 내려가야 함. 즉, 2015년의 지지선이 깨지면 매도세가 강할 것과 지속적인 하락을 불러 올 수도 있을 것임을 예견하게 해 주지만 은 선물시장은 금에 비해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은 별도로 고려해야 할 것임. 은 선물시장이 따라서 이런 지지선을 깨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닌 것.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은은 투기세력이 시장을 조작한 적도 있음.    





위에서 보았던 것처럼 금과 은의 가격차는 최근 크게 벌어졌는데 은가격과 금가격의 비율(gold silver ratio)이 아래의 챠트에서와 같이 크게 벌어졌는데 2018년 9월 현재 85.29:1까지 벌어졌음. 이는 2016년 고점 83.17을 넘어섰고 1990년대 초반 수준의 고점을 향해 오르고 있음.



위의 챠트에서 보듯이 두 귀금속간의 가격차이는 1975년 15.47(당시 금은 온스당 약900달러, 은은 온스당 약50달러였음.)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고 1990년 93.18(금은 약400달러, 은은 약4달러)로 가장 높은 가격 비율을 보였다고 함. 그리고 위 챠트의 회색구간은 미국 경제의 리세션(경기 후퇴기)을 말하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비율이 오르는 것은 경제전망이 좋지 못하기에 오른다는 설명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국내에 은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가 있는데 KODEX 은선물임. 이 ETF는 은가격 하락으로 올해 가격 하락을 보이고 있음. 미국시장에서는 은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SLV, PSLV, SIVR, AGQ 등이 있고 반대로 하락에 투자하는 ZSL 등의 ETF또는 ETN이 있음. USLV(상승), DSLV(하락)같은 ETN은 3배인데 은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과 투기적이라는 점에서 리스크와 수익성이 아주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는 ETN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