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원유 및 가스

2017년 4분기 유가 급등 : 중동 정세의 불안정, 베네수엘라 채무문제

그때 그때 2017. 11. 1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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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데 산유국들에서 이벤트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 아래 챠트는 브랜트유. 그리고 브랜트 선물(2018년 1월물)과 WTI 선물(2018년 1월물, 녹색선)의 변동.




최근 산유국 이벤트를 나열하면 미국과 이란의 이란 경제 제재를 둘러 싼 논란, 사우디와 이란의 아랍 지역 패권 다툼, 쿠르드의 독립과 주변국들의 반응, 사우디의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운 왕자의 권력강화는 중동지역에서의 이벤트 이며 지난주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대외부채 채무조정(리스트럭쳐링)을 언급한 것도 별도로 있음.


이란과 유럽국가 그리고 미국의 핵합의로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린 것은 원유시장에 공급을 추가한 효과를 가져왔고 몇년간 제재를 받았던 이란이 생산을 늘리면서 유가는 힘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었음.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오바마정부의 이란 제재 해제를 잘못된 정책으로 공격하고 이내 의회가 조치를 취할 여지를 남겨두어서 계속 진행 중인 이벤트가 되었음. 이와는 별도로 예멘 내전과 관련국으로 사우디와 이란이 등장했고 최근 레바논 총리의 사임과 관련해 두 국가의 갈등이 보도를 타고 있음. 레바논 총리는 이란의 내정간섭을 이유로 사우디 방문 중 사우디에서 사임하고 잠적해 버렸는데 어의가 없는 일이지만 이란과 사우디의 갈등을 세계 각국에 알리기에 충분한 행동이라고 생각이 됨.


사우디의 부패척결은 사우디 자체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데 그간 권력을 나누고 있던 이들을 구류시키고 계좌를 동결하고 있음. 이들 권력간의 역사적 배경을 엿볼 수 있는 기사를 링크함.


2017-11-06, 사우디 왕가-성직자 동맹 깨지나?


(이번 사우디 부패척결 관련 보도에서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한국에서 부자감세와 낙수효과를 끊임없이 주장하던 언론사들은 사우디 부패 척결과 사우디의 탈 석유정책을 펴기 위한 것이라 별도로 언급한다는 것임. 왜 이것이 이상한가? 모순되기 때문.)


쿠르드 관련 문제는 이미 앞글에서 어느 정도 보았는데 최근까지 별도 이벤트는 없는 상황이지만 키르쿠크에서의 문제로 인해 쿠르드 자치 정부가 원유 생산 기업에 주는 원유대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하는 보도가 나왔음. 


2017-11-10, Iraq's Kurdistan oil payments at risk over independence tensions


Gulf Keyston Petroleum Ltd., Genel Energy Plc, DNO ASA 그리고 ShaMaran Petroleum Corp.은 지난 7월과 8월 원유판매대금인 8,000만 달러를 쿠르트 자치 정부로 부터 9일과 10일 받았다는 내용과 함께 10월과 11월 판매 대금은 두고봐야 안다는 보도임.


중동지역에서의 문제와는 별개로 베네수엘라가 부채 상환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베네수엘라 집권 세력이 행동할 수 있는 범위는 극히 제한적이어 지고 있음. 먹을 것과 의약품을 수입할 것인가? 아니면 디폴트를 피할 것인가?로 요약되는 것으로 보임.


최근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는 대외 부채에 대해 리스트럭쳐링을 할 계획을 털어 놓았는데 11월 13일 카라카스에서 외국인 채권자들과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음. 2018년 10월 10일 만기인 국영전력사 Elecar의 채권 2,800만 달러의 이자 지급이 지난 10일로 유예기간을 넘어섰고 아래 챠트와 같이 베네수엘라 CDS를 끌어 올린 국영석유회사 PDVSA의 2027년 10월 12일 만기 채권의 2억8,000만 달러 원리금 지급 문제는 유예기간이 이번 주말에 도달하게 됨. 10월 27일 PDVSA 채권에 대한 지급의무를 다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미국의 제재로 송금이 어려웠다는 말을 덧붙였는데 속사정은 알 수 없지만 채권자들은 8일부터 돈을 받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음.


      

일단 베네수엘라 정부가 전력회사 채권은 디폴트 시키고 석유회사 채권은 디폴트를 피하게 했는데 전력회사 채권에는 Cross-default 조항이 없기 때문으로 알려졌음.(이 조항이 없으면 다른 채권을 디폴트로 몰고가지 않게 됨. 지난 봄 즈음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예전에는 국가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은 그리 보기 드문일이 아니었다는데 요즘은 보기 드문 현상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해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함. 예전에는 채권자들이 개별적이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음.)


베네수엘라의 CDS가 보여 주는 것은 5년내 베네수엘라가 디폴트할 가능성은 이미 100%라는 것. 그러나 디폴트할 계획이 없다는 것은 현재 PDVSA의 채권을 상환하고 있다는 점. 디폴트 계획이 되어 있으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돈 1원이라도 주지 않는 것이 크게 유리하기 때문.


연말이 지나면 베네수엘라 부채문제가 조금 잠잠해 질 수 있는데 만기도래 채권이 내년 1-2분기 중 그리 많지 않기 때문.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면 다시 또 불거질 수 있어 보임. 그뿐만이 아닌데 최근 마두로가 100,000볼리바르 화폐를 들고 있는 보도가 이어졌는데 지난해 12월 100볼리바르 화폐를 정부는 회수하고 500, 1,000, 2,000, 5,000, 10,000, 20,000볼리바르 지폐를 발행한 것과 비교해 봐야 하는 사건임.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 주는 것이고 이내 한면만 찍은 지폐를 발행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을 수도 있어 보임.(왜 한면만 찍냐면 잉크비도 아까우니까)


이것이 말하는 것은 베네수엘라는 디폴트를 하고 수입품을 확보해야 할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것.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에서 베네수엘라 여론조사회사에서 조사한 바로는 국민들은 PDVSA 디폴트를 원치않는 비율이 60%를 넘는다고 말했는데 선거가 다가왔고 식품과 의약품을 수입해야 하는 돈으로 국영석유회사 디폴트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음. 그때는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또 다른 측면에서 그간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러시아의 금전적 지원을 받아 왔었는데 중국과의 거래에 관점을 두고 보면 중국은 베네수엘라로 부터 현금을 받지 못해 원유를 받았었음. 이는 베네수엘라가 원유 채굴에서 문제가 생기면 중국이 다른 곳으로 일부 수입을 돌려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는 것. 중동과 연결된 고리이기도 함.


최근의 위와 같은 상황전개가 유가를 끌어 올렸는데 여기에 투기가 다시 붙은 모습에 대한 보도가 지난 10일 연이어 나왔음. 


2017-11-11, Oil above $80 before Christmas?

           

유가가 2년 고점에 오르면서 일부 트레이더들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베팅하고 나섰다고 함. 지난 몇일간 거래된 48,000개의 옵션 계약이 크리스마스 이전 브렌트가 급등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거래라고 함. 이 거래들에는 1,400개의 2월 브렌트유를 71달러에 그리고 22,000개의 85달러에, 12,000개의 80달러에 살수있는 귄리를 담은 옵션이 포함되어 있고 만기는 12월 21일이라고 함.


유가는 이들 투기꾼의 바램처럼 지속적으로 오를까? 그걸 알면 이 글을 쓰는 동안 다른 것을 할 것이기에 이글을 보는 분은 없을 듯.


2017-11-10, OPEC and hedge funds could be setting oil prices up for a fall


11월 30일 OPEC회의가 있는데 이 회의의 결론은 2018년말까지 현재의 감산을 유지한다는 합의를 보는 것이라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고 함. 그리고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사우디의 왕장 모하마드 빈 살만은 그렇게 될 것이라는 신호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고 하며 이런 신호에 따라 헤지펀드들은 브렌트 선물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데 베팅을 하고 있다고 함. 지난 5월 회의에도 이런 비슷한 상황이 만들어 졌었는데 OPEC는 감산 연장을 했고 과도한 순매수 포지션은 유가를 4.6%나 급락시켰다고 함. 현재 다시 순매수 포지션이 확대되어 있는 상태.(아래 챠트)



요즘 많이 올렸던 글이 원자재, 상품의 생산자들 헤지 내용이었음. 2010년대 중반 유가급락 이후 OPEC가 감산을 하더라도 유가를 지탱하기 힘들었는데 미국의 셰일원유 공급확대가 공급부문에서 충격을 다시 가할 수 있다는 것과 중국 등 이머징 경제 확장이 그 이전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수요측면에서의 두려움도 배경에 있었을 것.


공급측면에서 셰일의 공급은 중동과 베네수엘라 문제 영향을 받기 힘들지 않나 생각됨. 아래 챠트는 베이커 휴즈 오일리스수.



셰일의 공급과 관련된 2017년 봄인 3월의 보도가 현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데 로이터는 미국 셰일 생산자들이 18개월래 최고의 비율로 드릴링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역대 최대의 숫자로 프래킹(파쇄해서 원유를 채굴하는 행위)을 하지 않는 유전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 했었음. 이는 당시 드릴링 활동에 비례해서 생산량이 늘지 않을 것임을 말해 주었던 것.


오일 리그의 숫자는 생산량 지표 중 하나이지만 Permian분지에서의 리그 숫자 증가와 분주한 드릴링 활동 모두가 원유 채굴로 이어지지 않는 것임. 아래 챠트를 보면 프렉킹을 하지 않는 리그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아래 챠트는 2017년 2월까지만의 데이터임.) 


  

   

위 챠트를 설명하자면 드릴링을 한 유정을 완료하기 위해 셰일 생산자들은 드릴링한 곳에 모래, 물, 화학약품을 가지고 강한 압력을 주어 분사하게 되는데 이때 바위를 부수고 구멍(pores)에 있던 오일을 얻는 것임. 따라서 드릴링과 완료 사이에는 전형적으로 몇개월의 간격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뚫기만 했고 생산에 돌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 하나의 드릴링한 장소를 놔두고 다른 곳을 드릴링할 이유는 프렉킹 장비가 모자라는 이유가 아닌 이상 없게 됨. 왜냐하면 그 땅이 자신들의 땅이 아니라 임대한 땅이기 때문. 그리고 여기저기 서로 뚫기만 하면 임대료만 오르는 상황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 지난 봄 임대료는 급상승했다는 보도가 있었음.


셰일 오일 개발은 기술을 가진 기업에 돈을 대주는 금융의 합작품임을 기억해야 할 듯. 지금처럼 원유시장에서 호황적인 분위기는 지난 2년간 없었는데 브렌트는 지난 몇일간 백워데이션을 보이고 있고 WTI도 55달러 수준을 넘어서 타이트한 시장 사인을 보내고 있는 중임.


일반적으로 원자재가 베어마켓 슈퍼 사이클로 진입했을 때 보통 20년간 정도 지속된다고 보고 있는데 현재 베어마켓 슈퍼 사이클로 진입한지 6년 정도 지난 것일 뿐임. 가장 최근 있었던 베어마켓은 1983년에서 1999년까지였고 이런 슈퍼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있기도 한데 1986년 유가 급락 이후 불마켓으로 전환하는데 12년 걸렸음. 개인적으로 유가가 급등할 환경이 조성되어도 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는 불마켓 같은 슈퍼 사이클은 아니라고 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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